롯데그룹이 15일 내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한 가운데, 롯데홈쇼핑 최장수 대표직을 지켜온 이완신 대표가 물러날 전망이다.
신임 대표에는 김재겸 롯데홈쇼핑 TV사업 본부장이 내정됐으며, 이완신 현 대표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 겸 롯데호텔 대표로 자리를 옮긴다.
이 대표 체제 하 롯데홈쇼핑은 최근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부로부터 6개월간 새벽 방송 금지 처분을 받기는 했지만, 지난 2017년 행정 소송 승소로 프라임시간대 금지 처분은 피한 것, 벨리곰·가상인간 루시 개발로 콘텐츠·메타버스 등 신산업에 적극 뛰어들었다는 점이 성과로 꼽힌다.
새 대표로 내정된 김재겸 본부장은 내년 2월부터 6개월간 적용되는 새벽 방송 금지, 엔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활동 증가에도 매출 성장을 이뤄야 하는 과제를 풀어야 한다.
이완신 대표, 프라임 시간 제재 피하고 신산업 적극 뛰어들어
이완신 현 롯데홈쇼핑 대표는 고려대학교 중어중문학과를 졸업하고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했다. 이후 롯데백화점 안양, 강남, 노원, 부산점 점장을 거쳐 2005년에는 롯데쇼핑 백화점사업본부 강남점 지점장 이사대우 부장에 올랐다. 2009년 롯데쇼핑 이사, 2012년 롯데쇼핑 본점 점장 상무 등을 거친 그는 2017년부터 지금까지 롯데홈쇼핑 대표를 맡아, 역대 최장수 대표로 꼽힌다.
롯데홈쇼핑은 2015년 재승인 심사 과정에서 협력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은 임직원 비리 사실을 고의로 누락, 최근 과기정통부로부터 내년 2월 1일부터 7월 31일까지 새벽 시간대 방송 금지 처분을 받았으나, 이 대표가 행정소송을 통해 프라임타임 제재만은 피했다는 평가다.
이 대표 체제 롯데홈쇼핑은 인기 캐릭터 지식재산권(IP) 벨리곰을 개발, 브랜드로 키워냈을 뿐만 아니라, 메타버스, 가상인간 등 신산업 시도도 긍정적인 성과를 얻었다. 벨리곰은 2018년 롯데홈쇼핑이 MZ세대 직원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내 벤처 프로그램을 통해 탄생한 캐릭터로, 공공 전시, 팝업스토어 등을 통해 독자적인 브랜드로 발돋움 중이다. 최근 벨리곰은 2022년 대한민국 콘텐츠 대상 시상식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아울러 롯데홈쇼핑은 새 먹거리로 메타버스를 선정, 지난해부터 기획 단계를 거쳐 올해 대체불가능토큰(NFT) 마켓플레이스 NFT숍을 공개하고, 벨리곰 등 NFT를 구매할 수 있게도 했다. 롯데홈쇼핑이 개발해 지난해 2월 인플루언서로 활동을 시작한 가상인간 루시는 신차 발표회 자동차 마케터, 국내외 기업 홍보모델을 넘어 최근 라이브 커머스 진행자로도 데뷔했다.
향후 이 대표는 롯데그룹 호텔군 총괄대표와 롯데호텔 대표를 맡아, 글로벌 호텔 체인으로서의 사업 변화, 혁신 동력 비전을 제시한다는 복안이다.
‘새벽 방송 금지·엔데믹에도 성장 가능할까’…김재겸 신임 대표 ‘책임 막중’
새롭게 롯데홈쇼핑 수장을 맡게 될 김재겸 대표 내정자는 내년 2월부터 6개월간 적용되는 새벽 방송 금지, 엔데믹으로 인한 오프라인 활동 증가 상황에서도 매출 성장을 이뤄내야 한다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올해 3분기 롯데홈쇼핑 매출은 전년 대비 5.3% 감소한 2천562억원, 영업이익은 10.5% 줄어든 212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줄어든 상황인데도 송출수수료는 증가해 영업이익도 감소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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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겸 신임 대표 내정자는 1967년생으로 홍익대학교 경제학 졸업 후 1995년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 이후 2002년 롯데그룹정책본부 경영관리팀, 2008년 롯데홈쇼핑 경영개선팀장, 2009년 재경팀장, 2014년 경영기획팀장, 전략기획부문장, 2016년 마케팅부문장, 2017년 경영지원부문장, 2019년 지원본부장을 맡아왔으며, 지난해부터 TV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아울러 김 대표 내정자는 지난해 신남방, 신북방 경제협력, 우호 증진을 주제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받기도 했다.
롯데는 이날 인사 발표에서 “내부적으로 장기간 검증된 각 분야의 전문가들을 전략적으로 재배치해 역할을 맡긴다. 전략적으로 육성된 내부 인재들을 적극 발굴해 대표이사로 내정했다”며 “김재겸 대표는 기존 홈쇼핑 영역을 뛰어넘어 미디어커머스 리딩 기업으로서 본격적인 혁신에 나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