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민에게 문화로 윤택한 삶을 위해 디지털 업무를 수행하는 전문직이 있다. 최일선에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는 IT 담당 직원들이다. 문체부 정보화담당관실을 비롯하여 본부와 소속기관, 공공기관에 전산직으로 근무한다. 그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지난 9일 국립중앙도서관 국제회의장에서 '2022년도 제2회 문화정보화협의회'가 열려서다.
문화정보화협의회는 문화체육관광부 훈령 제290호에 의해 문화정보화 정책 활성화와 문화정보화를 통한 국민의 문화접근성 확대를 위해 2009년 발족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관하고 한국문화정보원이 시행한다. 문체부 본부를 비롯한 50여 개 소속·공공기관의 정보화 담당자들이 정보화 현안과 최신의 정보기술 동향을 공유하는 자리로 매년 두 차례 워크숍을 연다.
이날 워크숍은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150명 IT 담당자가 참석한 가운데 2022년 정보화 트렌드 공유와 문화정보화 협업을 위한 전문가 발표, 문화정보화 발전 유공자 포상으로 진행됐다. 디지털 전환기, 각 기관의 문화정보화 기반 조성, 대국민 문화정보서비스 수준 향상, 업무 효율성 제고 등을 종합적으로 나누는 시간이다.
먼저 특별강연에서 황준원 미래채널 MyF 대표가 '디지털로 보는 문화체육관광의 미래'를 주제로 초거대 인공지능을 활용한 문화예술 창작사례를 소개했다. 미래 창작방식의 변화와 이를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에 관한 이야기를 전했다.
이어 박상현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본부장이 '세계의 모범이 되는 디지털 대한민국을 위한 함께하는 디지털플랫폼 정부의 역할'을 강연했다. 정부 차원의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과 디지털플랫폼 정부를 소개하고, 플랫폼에 신기술만 단순히 활용하는 것이 아닌 실질적 일하는 방식의 혁신을 고민하는 시간을 나눴다.
지금 우리는 디지털이 단순한 일상의 변화와 기술‧산업의 발전을 넘어 정치와 경제, 사회, 문화 등 모든 혁신의 기본이 되는 새로운 체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또 한 번의 새로운 대변혁이고 과거 18세기 영국의 산업혁명과 20세기 후반 미국의 정보화 혁명에 이은 '디지털 혁명'의 시점에 있다.
문화정보화는 문화예술, 문화유산, 문화산업, 관광, 체육, 도서관, 박물관, 미술관 등 문체부가 관장하는 문화정책의 기록이고 대국민 서비스 원천인 문화데이터다. 전 세계로 확산하는 K-콘텐츠 개발의 출발점인 보고(寶庫)라고 할 수 있다. 디지털 전환기 그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문화정보원은 문화데이터를 구축‧가공하고 활용, 서비스하는 전담기관이다. 아직 여건에 한계가 있지만, 지능정보사회로의 대비를 위해 문화 디지털혁신을 준비하고 있다. 문화포털 운영, 문화정보서비스 통합모니터링, 문화기반시설 실감형 콘텐츠 체험관 구축, 공공저작물 디지털 개방 등의 기능이 안정기에 접어들었다.
홍희경 한국문화정보원장은 "디지털혁신이 사회 전 분야의 필연적 과제가 되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문화체육관광 분야의 통합적이고 효율적인 디지털 전환 정책 수립을 위해 문체부와 문정원이 '문화 디지털혁신 2027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있다"며 "2023년부터는 디지털혁신 통합지원센터를 운영해 문체부가 진행하고 있는 개별 사업을 통합적으로 공유하여 연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지난 9월 28일, 대한민국이 디지털 혁신의 모범이 되고 나아가 디지털 시대에서는 더 이상 추격국가가 아닌 선도국가로 도약하기 위한 범정부 합동 전략인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디지털 역량을 갖추고 5년 내 경제·사회 전반을 디지털에 적합한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정책이다.
문화디지털의 영향력에 주목해야 한다. 디지털혁신의 목표는 경제력, 기술패권 등 하드파워로서만 달성될 수는 없으며 새로운 삶의 변화를 주도할 수 있는 소프트파워의 경쟁력이 중요하다. 문화디지털은 디지털화된 콘텐츠와 서비스를 통해 국민들의 디지털 삶을 선도할 수 있는 본질적 특성이 있다.
고도화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 AI(인공지능), 메타버스 활용 문화정보서비스 지능화, 데이터 수집·연계·분석·개방을 위한 문화 데이터 생태계 구축, 클라우드 기반 문화정보자원 관리, 지역문화 통합정보시스템이 핵심이다. 이를 체계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문체부의 마스터플랜이 선행돼야 한다. 또 조직과 인력 등 제도적 추진기반이 확보돼야 한다.
문화 디지털혁신은 앞으로 우리 국민들에게 새로운 경험을 제공할 것이다. 디지털 가상 박물관‧도서관 조성, 지능형 멀티 문화자원 큐레이팅봇 구축 확대, 메타버스 기반 문화누리365 플랫폼과 롤플레잉 문화체험 개발, 비대면 스포츠 서비스, 맞춤형 국제관광 디지털 마케팅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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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기관에서 이 과제들을 추진하는 직원들이 문화정보화협의회의 구성원들이다. 문화정보화 담당자들은 이제 디지털 혁신의 리더이자 정보화 연결자다. 디지털 세상을 밝힐 등불과 같은 존재다. 문화 디지털 혁신은 IT로 문화매력국가를 실현하는 성장동력이다. 현재의 150명 문화정보화 담당자 모두를 응원한다. 앞으로 200명, 300명이 되겠지만.
글 = 이창근 칼럼니스트‧예술경영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