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금융산업, 초개인화 디지털 기술 도입 박차

컴퓨팅입력 :2022/12/13 16:23    수정: 2022/12/14 11:06

손부한 세일즈포스 코리아 대표

 

손부한 세일즈포스 대표

금융위원회는 지난 15일 금융업권간 상이한 업무위탁 범위를 개선하여 금산분리 규제 유연화를 천명했다.

금융회사가 디지털화, 신기술 도입 등에 원활히 대응할 수 있도록 본질적 업무에 대해서도 업무위탁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결과다.

디지털 혁신 금융 고도화를 위한 정부의 노력은 계속해서 진행 중이다.

국민권익위원회의 ‘국민께 드리는 약속’ 스물세가지 중 일곱 번째가 ‘디지털 변환기의 혁신금융시스템 마련’인 것은 디지털 금융이 정부 진흥 로드맵의 우선순위이며 초(超)지능화, 초 개인화, 초 연결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는 시대의 흐름에 힘입어 대한민국 금융산업의 역동성을 높이겠다는 의도로 해석할 수 있다.

글로벌 금융기업이 이미 금융정보 제공과 추천은 물론, 금융 산업 내 은행, 보험, 대출 등을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실시간 고객 지원, 고객 니즈 예측을 통한 선제적 대응 등 한층 고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례로 호주 최고의 온라인 주택담보대출 플랫폼 ‘렌디’는 고객의 상황에 따라 최적의 금리와 상품을 추천하고, 디지털 채널에서도 주택융자 서비스를 쉽고 빠르게 누릴 수 있는 금융경험을 제공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기반으로 완전히 새로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국내 시장도 예외는 아니다. 편의성이 극대화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핀테크나 금융업으로의 진출을 확대 중인 빅테크가 금융 생태계를 재편하고 있다. 은행과 같은 전통적인 금융보다 핀테크나 빅테크에 익숙한 밀레니얼 세대가 금융의 주 소비층으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금융 산업으로부터 전통적인 서비스를 제공받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이제 고객은 라이프 사이클 전반에 걸친 금융 경험을 제공받기를 희망한다. 그렇다면 높아지는 이러한 고객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어떤 방식으로 디지털 혁신을 실행해야 할까?

초 개인화 시대, 언제 어디서나 데이터에 기반하여 고객을 정확히 분석하고, 고객이 원하는 채널에서, 원하는 시간대에 금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연결성 확보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적절한 고객관계관리(CRM) 플랫폼을 활용하면 고객 데이터를 수집하고 개별 고객 관리에 있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CRM은 고객의 데이터를 수집 및 분류해주는 것은 물론, 대량의 데이터를 직접 하나씩 분석해야 하는 단순반복 업무 수행을 지원함으로써 한정된 시간을 고객 중심의 보다 중요한 업무에 효율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업무 환경을 지원한다. 

여기에 AI 솔루션이 뒷받침되면 금융 제품 판매, 서비스, 마케팅 등 고객접점에서 발생하는 데이터의 통합 및 연결을 지원하며 유기적인 협업이 가능하다.

앞으로 금융업계에 데이터 생태계가 태동하고 있으며 소비자의 소비활동은 결국 데이터 기반의 플랫폼 서비스를 중심으로 이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이미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등 빅테크 기업들은 금융데이터가 고객을 더욱 깊이 이해하는 중요 수단이자 새로운 수익 창출 수단인 것을 인지하고 있다.

미국 생명보험 및 은퇴 솔루션 회사 ‘퍼시픽 라이프’는 흩어져 있는 고객 데이터 단일화에 집중하여 미국 리테일 산업 전반에서 고객 상호 작용에 대한 가시성을 개선하고 궁극적으로 고객 경험을 향상시키는데 성공했다.

영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금융 서비스 기업 ‘바클리스’ 역시 AI 기반 CRM 플랫폼을 도입하여 고객의 성향과 니즈를 정확히 파악한 결과, 100만 명이 넘는 우수고객의 통합 데이터를 단일화하고 회의 준비시간을 80% 단축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금융산업의 고객 접점 변화는 급속히 진행될 것이며, 다양한 디지털 금융 채널이 전통적인 금융채널을 대체하며 서비스 이용 행태의 변화를 견인할 것이다. 

또한 디지털에 익숙하며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추구하고, 모바일 등 비대면을 통한 업무처리를 선호하는 밀레니얼들은 ‘나보다 나를 더 잘 아는’, 한발 앞선 금융서비스를 제공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때, 고객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고민하고 이를 체계적이고 민첩하게 분석하는 기업이 ‘고객경험’ 향상에 한 걸음 다가갈 수 있다.

기술은 분명 불가능을 가능하게 만드는 ‘마스터 키’로 여겨지고 있으나, 고객감동을 넘어 고객성공을 견인하기 위해서는 모든 비즈니스 활동의 핵심요소로서 ‘고객'을 최우선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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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절한 디지털 기술 활용은 고객이 직면할 문제를 사전에 파악 및 해소하거나, 고객의 문의에 개인화되고 민첩한 대응을 지원하는 디지털 기반의 ‘초개인화'를 가능하도록 할 것이며, 현재 전세계 금융 산업에서 집중하고 있는 ‘고객경험' 향상을 위한 혁신의 항로에서의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기 위한 지침이 되어줄 북극성 역할을 수행하게 될 것이다.

전세계 금융산업이 불확실한 경제 상황에서 위기를 극복하고 또 다른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움직이고 있는 지금, 우리의 고객이 누구인지, 그들이 진정 원하는 가치는 무엇인지, 다시금 문답해봐야 하는 시기가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