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ENM의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티빙이 KT 시즌과의 합병을 완료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티빙이 가입자를 증대시켜 수익성을 개선할 수 있는 건 물론 KT와 CJ ENM의 협력도 강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티빙은 지난 1일 시즌과의 합병을 완료하고, 그 동안 시즌에서 볼 수 있었던 콘텐츠 230편 가량을 공개했다고 밝혔다. 티빙은 순차적으로 시즌 콘텐츠 약 700편 정도를 티빙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시즌은 오는 31일 서비스를 종료한다.
합병 비율은 티빙 대 시즌이 1대 1.5737519다. 시즌의 모회사인 KT스튜디오지니는 합병법인 지분을 취득해 티빙의 3대 주주에 올랐다.
이번 합병으로 티빙은 국내 OTT 1위 자리에 오르게 됐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국내 OTT 시장 점유율은 웨이브가 14.37%로 1위를 차지했으며 티빙은 13.07%로 뒤를 바짝 쫓는 모양새였다.
하지만 티빙은 점유율 4.98%를 가진 시즌을 흡수합병하면서 점유율이 18.05%까지 오르게 됐다.
■ KT-CJ ENM, 미디어 사업 전체서 시너지 낼까
업계에서는 양사가 이번 플랫폼 통합으로 OTT를 넘어 미디어 사업 전체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는 티빙과의 통합으로 콘텐츠 유통 창구를 넓힐 수 있게 됐다.
반면 CJ ENM은 KT와 다양한 제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전망이다. CJ ENM 입장에서는 KT의 이동통신과 유료방송 가입자를 잠재적인 시청자로 끌어모을 수 있다. KT가 보유한 다양한 채널에 티빙 콘텐츠를 송출하는 방식이다. 업계 관계자는 "KT는 유료방송 사업자 중 가장 많은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며 "CJ ENM 입장에서는 다양한 제휴 모델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신 서비스와 연계해 다양한 상품도 선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KT는 5G요금제 '5G초이스'에 '티빙/지니' 혜택을 선보인 바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KT 이동통신 가입자 수는 1천756만명 이상이었다.
이번 합병으로 콘텐츠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 티빙의 3대 주주에 오른 KT스튜디오지니는 KT 미디어 계열사의 핵심 축이다. 지니뮤직과 스카이TV의 지분을 각각 36%, 37.3% 보유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성공으로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역량을 인정 받았다. 실제로 양사는 콘텐츠 공동 제작을 추진 중이다.
■ 티빙, 시즌과의 합병으로 실적 개선될까
그동안 티빙은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하고 제휴를 맺어왔다. 2020년 10월 CJ ENM 분사 직후에는 JTBC스튜디오의 지분투자를 받았으며, 네이버로부터 400억 규모의 투자를 유치했다. 최근에는 파라마운트+와 전략적 제휴를 맺어 해외 콘텐츠를 대폭 강화했다.
다만 OTT 업계에서 제작비 출혈경쟁이 심화되며 실적은 좋지 못했다. 지난 3분기 티빙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6% 증가하고, 같은 기간 콘텐츠 판매도 168.9% 늘어나는 등 견조한 성장세를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오리지널 콘텐츠 투자가 확대되며 실적이 부진했다.
CJ ENM이 티빙과 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피프스시즌의 손익 회계 연결에 따라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을 해야 할 정도였다. 당시 양지을 티빙 대표는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오리지널 콘텐츠에 과감한 투자를 진행했고 그에 따라 손익이 미흡했던 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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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서는 티빙이 시즌과 합병을 통해 가입자 목표치 도달은 물론 실적 개선도 이뤄낼 수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진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내년 티빙의 미국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뤄지는 가운데 티빙과 시즌의 합병 등으로 월간활성이용자수(MAU) 증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에는 티빙 이익이 가시화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도 "시즌과 합병을 통해 티빙의 가입자수는 내년에 목표대로 800만명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CJ ENM과 KT가 가입자 모집, 콘텐츠 제작, 마케팅 등에서 다양한 협력을 진행하며 내년부터는 티빙도 손익분기점(BEP)에 진입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