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ITP 기술산책] 국가 경제의 혈관, 스마트 물류와 ICT

전문가 칼럼입력 :2022/12/01 17:47

권요안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산업분석팀 수석

국내 경제는 OECD 회원국 중 GDP 대비 제조업 비중이 1위로 제조업 기반의 경제구조다. 원활한 제조를 위해서는 원자재를 적기에 공급하고 제품 출하·판매가 끊임없이 이뤄지는 것이 중요한데 이는 ‘물류’에 달려 있다.

제조와 물류를 인체에 비교한다면 인체 내 각종 장기는 제조업에 해당하고 장기와 장기사이의 혈액 공급은 물류에 비유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인체 내 장기가 신경계를 통해 자율적으로 통제 되듯이, 물류의 전반적인 흐름이 ICT 기술에 의해 전달되고 통제되는 것은 최근 물류 산업의 추세이고 이와 관련한 기술을 ‘스마트 물류’라고 한다.

스마트 물류는 물류의 전 과정(운송, 보관, 하역, 분류, 판매 등)에 걸쳐 사물인터넷, AI, 네트워크 등 ICT 기술을 활용해 물류비용을 최소화하는 시스템으로, 물류비용이 제품 원가에 반영되는 점을 고려하면 국내 제품의 수출 경쟁력을 위해 반드시 도입해야 할 기술이다.

스마트 물류 데이터의 근원, 사물인터넷(IoT)

사물인터넷은 물류 데이터 산출의 시작점으로 물류의 상태 및 가시성 정보를 제공한다. 보관창고(warehouse), 컨테이너, 내륙 운송 수단(트럭, 철도), 항만, 선박, 유통매장 등이 물류의 주요 데이터 산출영역이다. 보관창고에서는 RFID, 온습도 센서, 무인운반차(AGV) 등을 활용해 창고 내 화물의 입출고, 재고, 환경 관련 정보를 추출하고 컨테이너에는 위치, 온습도, 문개폐 감지 등 컨테이너 관련 데이터를 산출한다.

내륙운송의 경우 화물 위치, 차량 상태, 운전자 정보, 출발과 도착 정보 등에 대한 데이터를, 항만의 경우 컨테이너 양하 현황, 항만 인프라(크레인, 트럭, 장치장 등)의 상태 및 위치 정보 등을 항만 자동화를 위한 데이터로 산출한다.

글로벌 해운회사 Maersk, MSC, CMA–CGM 등은 사물인터넷을 활용해 컨테이너의 위치, 온습도, 충격 여부 등에 대한 정보를 실시간 모니터링 할 수 있도록 컨테이너 솔루션을 구축하고 있다. 또 DHL은 도로, 철도, 해상, 항공 등에서 화물 상태 정보를 파악하기 위해 데이터 수집 장치를 설치한 스마트 트럭을 운영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HMM은 선박에 적재된 화물과 항로, 위치, 선박 상태 등을 육상과 연계해 선박의 안전을 실시간으로 점검할 수 있는 스마트십 컨트롤 센터(Smart Ship Control Center)를 구축하고 있다.

물류 비용 최적화의 해법, AI

스마트 물류에서 AI 역할은 먼저 수집된 데이터 패턴을 통해 물류 현황을 감지·분석하는 것이다. 근본적으로는 무인운반차, 드론 등 물류 운반 이동체의 자율 운행, 물류 관련 인프라의 예지보전, 물류 관련 사무 자동화(RPA) 등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고 원가를 절감하는데 목적이 있다.

Maersk의 ‘logistic Hub 솔루션’은 과거이력 정보 및 GPS 데이터를 가지고 AI가 선박 입항 시간을 계산하여 선박 도착예정 시간의 정확도를 향상시켰다. DHL은 클라우드 기반 공급체인망 관리 플랫폼 ‘Resillence360’으로 위험 요소를 사전에 인지해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고, 아마존(Amazon)은 AI를 활용해

5년간 배송상자 16억개를 감소시키는 성과를 도출했다.

국내서는 CJ 대한통운이 네이버AI를 활용해 물류수요 예측과 주문처리량을 최적화중이며, 쿠팡은 로켓배송에 입출고를 예측하고, 상품 배송을 위한 적재 순서 및 근로자 배치에 AI를 활용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의 데이터 전달 매개, 네트워크

사물인터넷을 통해 추출한 데이터 전달을 위해서는 네트워크 인프라 또한 중요하다. 현재 정적인 물류(물류창고 모니터링, 물류 배송을 위한 기초 인프라 등)는 ‘산업용 이더넷’, 동적인 물류(배송)는 ‘무선’을 사용하고 있다.

이동성이 많은 물류 특성을 감안하면 무선통신이 유리한데, 전력을 적게 소모하고 통신 범위 측면에서 장점이 있는 저전력 광역무선통신(LPWAN)인 로라(LoRa), 시그폭스(Sigfox), LTE-M 등이 활용되고 있다.

5G의 경우, 장거리 저지연성이 요구되는 분야인 로봇과 드론 제어, 항만 시설 등에서 도입되고 있고, UPS는 버라이즌(Verizon)과 협력해 4G와 5G를 활용한 드론 배송을 추진중이며, 중국의 징동은 5G 스마트 물류 단지를 구축하고 단지 내 사물인터넷, 자율주행 등에 적용하고 있다. 국내에도 통신 3사를 중심으로 항만과 물류센터 등에서 5G를 시범 적용하고 있다.

스마트 물류는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사물인터넷,  AI, 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디지털 트윈, 블록체인 등 ICT 첨단 기술의 집약체다. 물류 산업의 경쟁력이 국가 경제에 직결되는 바, 물류 산업을 첨단 산업의 한 분야로 인식하는 것이 하루빨리 이뤄져야 한다.

IITP 권요안 수석

*'IITP 기술산책'은 국내 ICT 연구개발(R&D) 총괄기관인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연구원들이 부정기적으로 쓰는 코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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