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만난 로봇손, 사람 개입 없이 물건 조립한다

생기연, 최적 조건 찾아 스스로 작업하는 AI 기반 물체 조립 기술 개발

과학입력 :2022/12/01 14:43    수정: 2022/12/02 08:38

로봇 손에 인공지능(AI)을 접목, 사람이 개입하지 않아도 무작위로 놓인 물건들의 정보를 파악해 조립하는 기술이 나왔다. 

한국생산기술연구원(원장 이낙규)은 AI·로봇연구부문 배지훈 박사 연구팀이 작업자 개입이 필요없는 AI 기반 물체 조립 기술을 개발했다고 1일 밝혔다. 

로봇 그리퍼를 살펴보고 있는 AI·로봇연구부문 배지훈 부문장 (사진=생기원)

2020년 자체 개발한 스마트 그리퍼(Gripper) 기술에 AI를 접목, 주어진 환경에서 최적의 조건을 찾아내 스스로 작업할 수 있게 했다. 그리퍼는 사람처럼 물건을 집어들 수 있는 로봇 팔이다. 

스마트 그리퍼 기술은 배지훈 박사 연구팀이 그리퍼 파지 기술과 조립 알고리즘 기술을 인간형 로봇 그리퍼에 적용, 다양한 물체를 잡거나 조작할 수 있도록 개발한 물체 조립 기술이다. 생기원 독자 조립 알고리즘인 '손가락을 이용한 팩인홀(Peg-in-hole)' 기술을 적용, 대상에 대한 정보가 없어도 그리퍼가 홀의 위치를 파악해 공중에서 정확하게 조립한다.

연구팀은 이후 'AI 기반의 작업계획 및 물체 인지기술’을 추가 개발해 스마트 그리퍼 기술과 접목, 이번에 복잡한 조립 공정에서도 사람 개입 없이 작업할 수 있는 물체 조립 기술을 완성했다.

정형화된 공정 라인이 아니라 여러 형태의 물체들이 무작위로 배치된 상황에서도 로봇 활용도를 높일 수 있으리란 기대다. 최근 로봇의 쓰임이 물류, 가사, 식품 등 다양한 현장으로 확장되는 추세에 대응할 수 있다. 

강화학습된 AI가 스스로 최적화한 작업순서에 따라 조립작업을 수행한다. (사진=생기원)

연구팀은 로봇손에 '핸드아이(Hand-eye) 카메라'를 탑재해 무작위로 놓인 물체들의 위치, 자세, 각도 등 상태 정보를 파악하는 물체 인식 기술을 구현했다. 

여기에 개별 작업의 난이도, 소요시간, 안정성을 고려해 단위 작업들의 조합을 최적화하는 '스케줄링 AI'를 개발해 접목했다. 스케줄링 AI는 가상의 조립 시뮬레이션에서 쉽고 정확한 동작에는 높은 점수를, 빠르지만 실패 확률이 높은 동작에는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강화학습 방식으로 개발됐다.조립 가능한 모든 조합을 일일이 탐색하는 과정이 필요 없어 연산량이 적고, 빠르게 최적의 작업 순서를 생성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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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케줄링 AI를 탑재한 2개의 로봇 그리퍼와 로봇 팔은 각기 다른 상황에서 무작위로 놓인 팩과 홀을 빠르고 정확하게 조립할 수 있는 최적의 작업 스케줄을 생성해낸다. 사람 손처럼 정밀하면서도 유연한 대응이 가능해 특정 물체에 한정되지 않는 범용 협동로봇으로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하다.

배지훈 박사는 "AI와 로봇이 융합된 성과물로, 알파고에 로봇 손을 결합해 사람 개입 없이 바둑을 두는 상상을 현실화한 셈"이라며 "대형마트나 물류창고의 오더 피킹(Order Picking), 전류가 흐르는 현장에서의 전선작업 등 위험한 현장에 투입돼 작업할 수 있도록 후속 응용연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