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캡틴' 구자철 품에 안긴 손흥민, 말없이 눈물

생활입력 :2022/11/29 16:23

온라인이슈팀

과거 경기 후 선배들의 품에 안겨 울었던 손흥민(토트넘)은 한국 축구대표팀 주장이 되면서 혼자 울음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가나전의 쓰라린 패배에 아쉬움을 토하던 손흥민은 선배 구자철을 보자마자 예전으로 돌아간 듯 그의 품에 안겨 위로받았다.

손흥민은 2022 국제축구연맹(FIFA) 카타르월드컵 한국 대표팀 주장으로 나서 팀을 이끌었다. 최근 안와골절 부상으로 수술을 받았음에도 안면 보호 마스크를 쓰고 투혼 하는 등 남다른 책임감을 보여줬다.

28일(한국시간) 가나와의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구자철(왼쪽)과 손흥민. (KBS News 갈무리)

그는 한국 대표팀이 28일(한국시간) 조별리그 H조 2차전 가나와의 경기에서 3-2로 패배하자, 팅팅 부은 얼굴로 눈물을 흘렸다.

이후 그라운드에서 내려간 손흥민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선수들을 기다리던 선배 구자철을 만나 무너졌다.

구자철은 손흥민이 대표팀 막내로 처음 월드컵에 나갔던 2014년 브라질에서 주장을 맡아 함께 그라운드를 누볐다. 이번 카타르 월드컵에서는 한국방송(KBS) 해설위원으로 나섰다.

고개를 푹 숙이고 등장한 손흥민은 말없이 구자철과 악수한 뒤 그의 가슴에 얼굴을 묻고 한동안 고개를 들지 못했다. 구자철은 그 마음을 다 안다는 듯이 자신의 품을 내준 뒤 손흥민의 머리와 어깨 등을 쓰다듬었다.

지난 2017년 한국 대 세르비아 축구대표팀 평가전 경기 후반전에서 구자철이 패널티킥을 얻어낸 뒤 손흥민과 기뻐하고 있다. © News1

두 사람 간 대화는 오가지 않았고, 대표팀 관계자도 그저 둘의 위로를 바라만 볼 뿐이었다. 손흥민은 구자철 품에 한참을 안겨 있다가 마음을 진정한 뒤 자리를 떠났다.

화면 밖으로도 주장 완장이라는 무거운 짐을 지고 대표팀을 이끄는 손흥민의 부담감이 전해지는 장면이었다.

손흥민 외에도 황인범(올림피아코스) 역시 구자철 품에 안겨 경기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흐느끼던 황인범은 얼굴을 가린 채 계속 눈물을 쏟다가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진짜"라며 속상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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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구자철은 "5분을 뛰더라도 후회 없이 뛰어라. 골 안 넣어도 되니까"라는 격려 메시지를 전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