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2023년 정기 인사를 마무리한 LG그룹의 인사기조는 미래 사업 실행력을 높이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로 요약된다. 구광모 회장이 강조하는 고객 가치를 최우선으로 핵심 계열사의 글로벌 지배력 확장과 시장 선도가 핵심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LG그룹은 이날 총 160명 승진, CEO 4명 신규 선임 등 총 162명 규모에 달하는 인사를 냈다.
18년간 LG생활건강을 이끌어온 차석용 부회장이 용퇴하면서 4인 부회장 체제에 소폭의 변화가 있었지만 권영수 LG에너지솔루션 부회장,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권봉석 LG 부회장이 자리를 지키면서 LG그룹은 안정적 기조 속에 미래 신성장 동력을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LG는 전세계적인 경기침체 위기 속에서 그룹의 미래 사업인 이차전지(배터리)-전장 사업에 더욱 집중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 LG전자 H&A/VS사업본부, LG화학 첨단소재사업본부 등 그룹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이끌 핵심사업에서 승진 폭이 확대됐다는 점에서 그렇다. 그 중에서도 LG의 역사를 새롭게 쓰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작년의 두배 규모의 승진자를 배출하면서 그룹의 미래를 짊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이날 LG에너지솔루션은 김동명 자동차전지사업부장의 사장 승진을 포함해 연구개발(R&D)·품질·생산 인재를 전진 배치시키면서 총 29명의 임원 승진 인사를 냈다.
2018년 구광모 회장의 취임 후 LG그룹의 먹거리는 전자에서 화학-배터리-전장으로 옮겨지고 있다. 24일 종가 기준 LG에너지솔루션의 시가총액은 132조9천억원을 넘어섰다. LG화학은 51조3천억원에 달한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LG그룹 전체 시총의 80% 가량을 차지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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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사령탑인 권영수 부회장이 취임 1년 만에 이룬 성과는 매우 빠르고 무섭다. 권 부회장은 제너럴모터스(GM) 배터리 화재, SK이노베이션과의 소송 분쟁, 기업공개(IPO) 등 실타래처럼 얽혀 있던 각종 난제들을 거침없이 풀어냈다. 그야말로 쾌도난마다. 또한 GM과 합작한 미국 오하이오주 얼티엄셀즈 1공장(40GWh)을 비롯해 2, 3공장이 2025년까지 차례로 가동된다. 스텔란티스(45GWh), 혼다(40GWh)와도 캐나다와 미국 등지에 합작공장을 건립하기로 했다. 1개 공장 건립에 수조원이 투입되는 배터리 공장을 4~5개 동시에 진행하는 역사는 한국 기업사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그만큼 LG에게는 미래 그룹의 명운이 걸린 대역사다. 수년 후 북미 배터리 밸류체인이 완성되게 되면 LG는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한축을 지배하는 셈이다. 미래엔 배터리 에너지원 없이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LG전자 내 전장 사업 역시 흑자 기조로 전환되면서 내년도 전자 부문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40대 젊은 총수인 구광모 회장의 책무는 구본무 선대회장 때부터 키워온 그룹의 미래 사업을 글로벌 톱(TOP) 반열에 올리는 것이다. 이를 위해 모든 업무 시스템과 프로세서를 글로벌 방식으로 바꾸고 있다. 최고경영진들도 고객가치를 최우선으로 모든 것을 글로벌 시스템화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LG가 해외 인재 영입에 열을 올리는 것도 이같은 맥락이다. LG는 올해도 아마존, 메타, 하만 등 글로벌 경쟁력과 전문성을 갖춘 19명의 외부 인재를 영입했다. 2018년 이후 현재까지 영입한 외부 인재는 총 86명에 달한다. LG그룹의 미래가 글로벌 인재에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