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론은 폐기물 처리장에서 재활용품을 선별하는 로봇입니다. 재활용할 수 있는 것들만 정확하고 빠르게 분류해 자원 순환 효율을 높이고, 힘든 노동 부담을 덜어줍니다."
젊은 사업가 박태형(35) 대표는 AI로봇 기반 생활폐기물 선별 솔루션 스타트업 '에이트테크'를 이끌고 있다. 2020년 창업해 2년 동안 폐기물 선별 로봇 '에이트론' 제작에 심혈을 기울였다. 지난 4월 인천 남동구 현대자원에 에이트론을 처음 공급한 뒤, 이달 31억원 규모 프리A 투자 유치를 완료하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에이트론은 현대자원 선별장에 최적화해 설치됐다. 폐트병, 플라스틱 접시, 종이컵, 비닐봉지 등 생활폐기물이 뒤섞여 컨베이어벨트를 지나면, 에이트론이 재활용 가능한 것만 속속 뽑아낸다. 박 대표는 "투자 유치 성공을 발판으로 내년에 최대 20대까지 에이트론 공급 대수를 확대하겠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다음은 박 대표와 일문일답.
-창업 계기를 말해달라.
"이미 수명을 다한 제품에서 자원을 회수하는 '도시 광산'을 실현하고 싶다. 나는 캐나다에서 지질자원학을 공부하고, 관련해서 일해왔다. 늘 환경 친화적으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는 방법에 관심이 많았다. 이를 실현하려면 폐기물을 제대로 활용해야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폐기물 선별 로봇 '에이트론'의 강점은
"에이트론에 들어간 원천 기술을 다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유연하게 활용할 수 있다. 글로벌 경쟁사와 견줘 가격 경쟁력도 갖췄다.
창업 초기 2년 동안 에이트론 개발에 몰두하며 인공지능, 하드웨어 관련 국내·외 특허 8건을 등록·출원했다. 내년 상반기에 2건을 추가할 계획이다. 이 특허를 바탕으로 폐기물 처리장 별로 다른 환경에 맞춰 에이트론을 제작·공급할 수 있다.
이 특허 바탕은 폐기물 처리장 현장에서 쌓은 데이터다. 에이트론 개발할 때 전국 곳곳의 폐기물 처리장을 돌아다니며 자원 선별 현장을 살피고 영상에 담았다. AI와 로봇이 생소한 폐기물 처리장 사업주들에게 현장 데이터가 필요하니 영상을 촬영하게 해 달라고 200번 넘게 읍소하고 다닐 정도로 노력해 만들었다."
-창업 뒤 고비도 있었나.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내기 위한 고민이 크다. 에이트론에는 제품 식별 알고리즘, 제품 피킹 등 산업용 로봇에 필요한 기술이 들어갔다. 때문에 스마트 공장을 구현하는 전자 기업에서 제조 자동화 솔루션 관련해 협력하자는 제안을 몇 번 받았다.
이 제안을 받아들일까 말까 갈등했다. 당장 수익을 내기는 좋으나, 첫 수익 구조를 스마트 공장 솔루션으로 잡으면 '로봇 기반 생활 폐기물 선별 솔루션 실현'이라는 창업 목표를 잃을 것 같아 거절해왔다. 지금도 안정적인 수익 구조를 내는 환경 IT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에이트테크의 성장 방향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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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에이트론 판매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 궁극적으로는 폐기물 수집, 자원 순환이 모두 가능한 종합 폐기물 처리 클러스터를 짓고 싶다.
우리가 선보이는 자원 순환 솔루션은 스마트 공장, 스마트 시티 분야에서도 활용되도록 하겠다. 에이트론은 스마트 공장에서도 폐자원 순환에 활용할 수 있다. 지난주에 스페인에서 열린 '스마트시티 엑스포 월드 콩그레스'에 다녀왔는데, 스마트 시티에서도 폐자원 활용 가치가 높아 보이더라. 사람 사는 곳이라면 당연히 폐기물이 나올테니 에이트테크의 솔루션이 일상에 스며들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