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에 등재된 세계문화유산 수원화성에서 지난 9~10월 화홍문과 남수문, 수원천을 장소로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시즌2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안전한 환경 속에서 문화재를 디지털로 새롭게 경험하도록 하고, 체류형 문화유산 야간관광을 통한 지역경제 활성화의 기폭제로 문화재와 디지털, 관광 융합형 사례로 자리매김했다.
수원특례시(시장 이재준)가 주최하고 수원문화재단(대표이사 김현광)이 주관한 ‘2022 힐링폴링 수원화성’에는 미디어아트쇼 방문객 41만 명을 포함하여, 한 달간 총 100만 명이 넘는 관람객이 현장을 방문했다.
지디넷코리아와 공연전문 모바일매거진 월간 굿스테이지는 미디어아트쇼 폐막 전날인 지난 10월22일,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현장을 찾았다. 이번 축제를 만든 장본인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 연출제작단장 이창근 총괄감독(헤리티지큐레이션연구소 소장‧예술경영학박사)을 만났다.
흑백으로 존재하는 것 같은 문화재에 빛을 입히며 수많은 시민의 발걸음을 붙잡는 그의 이야기와 ‘디지털 문화산업’에 대해 대담을 나눴다.
아래는 인터뷰 내용이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수원시가 문화재청과 함께 관광객이 수원화성을 디지털로 새롭게 경험하도록 기획한 미디어아트 페스티벌이다. 수도권에서는 수원이 유일하다. 사람들이 새로운 방식으로 세계유산을 즐길 수 있게 하도록 지난해부터 시작됐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은 해마다 문화재청이 지자체 공모를 통해 대상지를 선정하고 있는데 수원시는 올해로 두 번째 개최된 것이다. 내년도 사업에도 최종 선정되어 2023년에도 수원에서 미디어아트쇼를 만날 수 있다."
-세계유산 미디어아트 사업이 전국 8개 지역에서 열린다고 하는데, 그 내용에 대해 설명 부탁한다.
"문화유산에 첨단기술을 접목, 문화재가 지닌 가치를 새롭게 창출하는 페스티벌이다. 수원화성 미디어아트쇼는 지난해부터 ‘만천명월: 정조의 꿈, 빛이 되다’를 주제로 열고 있고, 올해 시즌2는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을 테마로 모든 콘텐츠를 제작했다. 즉 수원화성이 지닌 세계유산으로서의 탁월한 보편적 가치를 사람들이 정보통신기술로 경험하도록 하는 디지털 향유 프로그램이다.
다른 지자체도 지역별 유산의 특성에 맞게 디지털 워킹 투어, 실감콘텐츠, 미디어파사드, 인터랙티브 아트 등으로 구성되며, 이 세계유산 미디어아트는 드넓은 문화재 현장에서 야간 디지털 산책 형식의 페스티벌로 진행된다."
-지난해에는 코로나로 많은 축제가 축소 진행됐는데 이번 축제는 어떻게 개최할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
"지난해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9월에 오픈했다가 연기하고 11월에 다시 열었다. 우려했던 바와 달리 약 31만 명의 시민과 관광객이 미디어아트쇼를 방문했다. 우리 축제가 코로나19로 지친 시민에게 위로와 희망의 시간이 될 수 있을까 기대했다. 관람객들의 행복한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축제를 보기 위해 수원을 방문한 수많은 관광객으로 인해 주변 상권이 활기를 띠며 관광산업과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올해 축제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올해는 화홍문 4팀, 남수문 4팀의 미디어아티스트와 협업하여 미디어파사드&라이트쇼를 선보였고, 주말에는 미디어퍼포먼스(안지형 연출, 정보경댄스프로덕션)를 진행했다. 수원천 1.1km 구간에는 기획작가 2팀, 공모작가 6팀과 함께 최첨단 기술로 디지털 산책로를 조성했다. 레이저터널, 인피니티 월, 키네틱아트, 홀로그램, 예술경관조명 등 황홀한 ‘빛의 시공간’이 준비됐다. 지난해에 이어 시즌2로 정조대왕의 지극한 효심과 애민정신, 새로운 이상세계를 담은 ‘개혁 신도시 수원화성’을 주제로 스토리를 구성하고 콘텐츠‧시스템을 설계하여 제작했다."
-이런 페스티벌을 기획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처음 일하게 된 곳이 문화재청 소속 공공기관이었습니다. 2006년부터 2017년까지 근무하며 다양한 문화유산 공연‧전시와 궁궐 축제, 외규장각 의궤 귀환 경축행사 등 국가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그래서 지금도 문화재 활용과 가치 확산에 대해 늘 고민하고 있다.
문화재는 무엇보다 그 원형을 잘 보존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에 어떻게 장소성을 잘 유지하며 그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즐기도록 할까가 화두였는데, 예술과 기술을 융화하여 역사성을 담은 스토리를 구성해 공감력 있게 전달하는 방법을 모색했다. 미디어아트가 그것을 가능하게 할 것이라는 확신이다. 미디어아트를 통해 사람들에게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알리는 동시에 어떤 위로와 치유를 전하고 싶었다. 무엇보다 예술작품으로서의 감동을 주고 싶었다. 이런 것이 문화의 본질적 기능이 아닐까 생각한다."
-앞으로 계획은 무엇인가?
"겨울에 완료될 창경궁에서의 미디어아트 제작을 위해 스토리보드 작업 마무리와 현장 테스트가 있다. 사실 창경궁에는 우리 현대사에 있어 아픔의 시간이 있다. 일제강점기 동물원, 놀이공원으로 격하된 것을 80년대에 들어와 복원해서 조선시대 궁궐의 원형을 회복했다. 지금은 밤에도 덕수궁처럼 상시 야간개장을 하면서 MZ세대에게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그 공간에 미디어아트를 지금 만들고 있다.
1단계 사업으로 작년에 만들어진 것이 올해 봄에 선보였고, 가을 궁중문화축전을 할 때도 전시가 됐다. 현재 내년 봄에 오픈할 것을 총괄감독으로 제작팀을 이끌고 있습니다. 창경궁 후원 2단계 야간 빛 연출 사업의 하나로 대춘당지, 백송나무, 소춘당지의 자연환경을 활용한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는 것이 내 역할이다. 후원의 연못과 수목을 활용한 프로젝션맵핑인데, 창경궁 후원과 조화된 차별화된 디지털 산책로가 될 수 있도록 예술성, 국제성을 갖춘 미디어콘텐츠로 구현할 예정이다."
-마지막으로 감독님이 보시기에 이 미디어아트쇼의 미래 전망은 어떻게 보시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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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아트는 결국 사람들에게 예술작품으로 다가감으로 인해서 어떤 감동을 주고 위로가 되는 그런 기능을 해줄 것이라 기대한다. 기술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고 문화재가 가진 가치가 있으니 이 문화재 미디어아트도 계속 발전해 나갈 것이라 기대한다.
콘텐츠의 존재 이유는 우리에게 문화적 위로의 선물이면서 지역의 관광이 되고 경제적 가치를 창출하는 문화산업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많은 사람에게 우리 문화재의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도록 하고, 문화재와 예술, 기술을 통해 한국의 소프트파워를 높이는 K-콘텐츠가 될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