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 막대로 배터리 전해액 휘저었더니 수명·효율 증가

DGIST "차세대 리튬금속 전지 상용화 앞당길 것으로 기대"

과학입력 :2022/11/22 13:34

리튬금속 배터리의 전해액을 외부에서 원격으로 움직여 배터리 수명 단축의 원인이 되는 내부 조직 손상을 막는 기술이 나왔다.

DGIST(총장 국양)는 에너지공학과 이홍경·이용민·이호춘 교수 공동연구팀이 액상 전해질을 동적 상태로 만들어 차세대 리튬금속전지 개발의 장애물인 덴드라이트 성장 문제를 해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이 연구결과가 실린 학술지 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표지

덴트라이트는 배터리 충전 과정에서 음극 표면에 쌓이는 나뭇가지 모양의 결정체로, 수지상결정이라고도 한다. 양극과 음극을 오가며 에너지를 만들어야 하는 리튬 이온이 덴트라이트가 되면 배터리 효율이 떨어지며, 덴트라이트가 커지면 양극과 음극을 나누는 분리막을 손상시켜 화재를 일으키기도 한다. 

현재 음극재로 많이 쓰이는 흑연 대신 실리콘이나 리튬을 음극으로 써 에너지 밀도를 높이려는 차세대 배터리 연구가 활발하나 덴트라이트 성장을 억제하는 것이 숙제다. 

연구팀은 전해액 내 이온 수송 속도가 빨라지고 성분들이 서로 잘 섞일수록 덴트라이트가 덜 생긴다는 점에 주목했다. 움직이지 않는 전해액을 동적 상태로 만들도록 전해액을 휘저어줄 나노 크기의 교반 막대를 만들어 전해액에 첨가했다.

이 교반 막대는 외부 자기장에 감응하기 때문에, 외부에서 회전 자기장을 인가하면 미세대류를 일으켜 전해액 속 나노 교반 막대를 회전시킬 수 있다. 막대를 움직일 동력을 원격으로 제공하는 셈이다. 

대류 유도가 가능한 나노 교반 막대가 도입된 리튬금속전지 구조 (자료=DGIST)

이를 통해 이온 수송 속도를 높이고, 이온 확산을 기존보다 32% 가량 줄여 균일한 이온 수송을 가능하게 했다. 덴트라이트 형성과 성장을 억제함으로써 충전 속도도 향상됐으며, 다양한 전해액에서 같은 효과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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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홍경 교수는 "자성나노입자를 통해 기존에 시도되지 않았던 동적인 전해액을 구현하고 전해액 연구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신개념 전해액 시스템"이라며 "액상 전해질을 사용하는 다양한 전기화학 시스템에 즉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우수신진연구, 기초연구실 및 나노 및 소재 기술개발사업과 함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기술혁신사업, 포스코청암재단 지원을 받아 수행됐으며, 학술지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즈(Advanced Functional Materials)'에 표지논문으로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