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우리·농협금융지주 회장 임기가 다가옴에 따라 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감독원 이복현 원장이 금융지주사 이사회와 직접 만나 차기 회장의 자질을 거론하면서, 관(官) 출신 인사들이 회장 자리에 영입되는 '관치금융'이 시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는 차기 회장 선출을 위한 회장 후보 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후보군 리스트를 추리고 있다.
조용병 신한금융 회장은 내년 3월 임기가 만료되고 손병환 농협금융 회장의 임기는 올해 12월까지다. 조용병 회장의 경우 다시 회장으로 선출된다면 3연임이 되며 손병환 회장은 연임이 된다.
두 회장이 실적을 잘 낸 만큼 연임에 무게가 실리지만,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의 경우에는 다시 관 출신 회장이 선출될 수 있다는 말들이 무성하다. 손병환 회장 전에도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 원장(현 은행연합회장) 등 관 출신이 회장을 맡아온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특히 변수는 우리금융지주다. 우리금융지주 손태승 회장도 임기 만료가 내년 3월이다. 손태승 회장이 최대 실적이라는 성과를 내고 정부가 우리금융 지분을 많이 매각한 만큼, 연임이 가능할 것이라는 분석이 컸지만 '라임펀드' 사태 중징계급인 '문책경고'를 받았다는 점이 리스크로 꼽힌다. 문책경고는 금융사 재취업이 제한된다.
더불어 금감원의 구두성 경고까지 이어지면서 우리금융지주 회장 자리를 점치기 어려워졌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손태승 회장이 현명한 판단을 할 것"이라고 거론한 데다 이사회 의장을 불러 "CEO선임은 공정하고 투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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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사의 면면을 감독하는 민간 기구서 나온 이 같은 발언을 업계선 연임을 감독당국서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시사하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금융지주사의 최대 주주가 대부분 국민연금이라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의결권을 통해 차기 회장 선임을 우회 압박할 수 있다는 예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내부적으로 차기 회장 후보를 육성하는 등 내부 지배구조를 잘 만들어왔는데 관의 개입으로 인해 다시 과거 '관치금융'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걱정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