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알에이치알 "명품 전생애 주기 책임지는 글로벌 스타트업 되겠다"

[서울청창사 기업] 국내 첫 온라인 기반 명품 수선서비스...1년 만에 1천배 성장

인터뷰입력 :2022/11/17 10:40    수정: 2022/11/17 10:41

"우리가 만든 '패피스(fapis)는 명품 수선 플랫폼입니다. 접수 한 번만으로 전국의 실력 있는 명품 수선사들에게서 견적을 받아 가격 비교부터 실력확인까지 모두 가능한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중진공) 산하 서울청년창업사관학교(서울청창사) 12기 생인 김정민 대표가 지난해 6월1일 설립한 엘알에이치알(LRHR)은 민족사관학교 고등학교 동기와 만든 스타트업이다. 명품 시장 중 수선에 초점을 두고 설립됐다.

김정민 대표는 "1차 시장, 즉 명품 판매만으로는 이미 오랫동안 명성을 떨치고 있는 유럽 현지의 강력한 브랜드 파워를 무너뜨리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 때문에 브랜드와 유통 구조가 주축이 아닌 소비자들이 중심이 되는 2차 시장에 집중을 했다"면서 "정가품 인증, 중고 거래, 수선 등 2차 시장에도 다양한 부분이 많은데 이 중 우리는 소비자들이 현재 가장 애로를 겪고 있는 수선 시장을 바꿔보기로 결심해 창업을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은 우리가 국내 처음"이라면서 "경력도 없고 나이도 어린 22살 친구들이 창업한다고 했을때 지금같은 규모로 우리가 성장할 것으로 생각한 사람들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우리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보자는 큰 비전 하나만을 가지고 실력있는 팀원들과 빠르게 성장해왔다"고 밝혔다.

회사 이름 LRHR은 Low Risk High Return의 앞글자를 딴 말이다. 김 대표는 "성공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아래는 김 대표와 일문일답.

LRHR 공동설립자인 김정민 대표(맨 왼쪽) 등이 회사의 비전과 현황을 설명하고 있다.

-창업 배경이 궁금하다

"나는 아직 학부생이다(연대 경영학부 휴학중). 민족사관학교를 졸업했다. 공동창업자는 나와 같은 고등학교를 졸업한 친구다. 고등학교 때부터 주류보다 비주류에 있었던 것 같다.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려고 했다. 이런 일종의 반골 정신이 대학에서도 이어졌다. 대학 동기 대부분이 컨설팅과 로스쿨 등 정형화한 길을 선택할 때 나는 창업이라는 도전에 나섰다. 빠르게 성장하는 명품 시장의 스타트업으로 가능성 있는 사업을 해보고 싶었다."

-비즈니스 모델(BM)을 말해달라. 어떤 서비스고 어떤 특징이 있나

"우리 주력 서비스인 '패피스(fapis)'는 명품 수선 플랫폼이다. 온라인 접수 한번만으로 30분만에 최대 5개 업체에서 작업 가격과 방식, 기간이 담긴 견적서를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작업 내역과 소비자 후기로 수선사들의 실력까지 비교해볼 수 있다.

수선 종류는 매우 광범위하다. 이 때문에 작업자마다 전문분야가 존재한다. 한 업체에 모든 분야의 전문가가 있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업계에서 외주와 재하청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다. 외주 과정에서 작업기간이 길어지고, 또 불필요한 가격 거품도 발생한다. '패피스'는 작업자(수선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준다. 평균 2개월 걸리던 작업(명품 수선) 기간을 2주로 단축했다. 수선비 역시 백화점에 맡길 때보다 50%이상 저렴하다. 이 외에 문 앞 수거와 실시간 작업 현황 제공, 사고 발생시 무상 1회 재작업 등의 각종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패피스'와 같은 서비스의 국내외 시장 동향은 어떤가?

"먼저 국내를 보면, 국내 명품 케어 시장 규모는 약 2조 정도로 추산된다. 연 매출 백억대의 큰 업체부터 영세한 개인 사업자까지 다양하다. 시장이 아무리 커져도 수선이라는 시장이 갖는 고질적인 문제가 있다.

데이터와 기술을 모으는 플레이어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이뤄지고 있다. '패피스'와 유사한 서비스가 국내에 1~2개 있지만 모두 온라인 수선소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본질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곳이 없다고 본다. 해외로 눈을 돌리면, 수선업자들이 매우 다양하게 존재하지만 기업 형태 사업은 없다. 그나마 영국에서 '리스토리'라는 스타트업이 최근 등장했다."

김정민 LRHR 대표. 연세대 경영학과 휴학생으로 LRHR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우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이런 시장 환경에서 '패피스'가 갖는 차별점이나 경쟁우위는?

"패피스는 데이터와 기술로 명품 2차 시장을 혁신한다. 일종의 테크 플랫폼이다. 팀에 최고 기술 전문가들이 합류해 100% 인하우스로 기술을 구현하기 때문에 빠른 실행이 가능하다. 수선에서 발생하는 모든 데이터를 가장 똑똑하고 빠르게 사업에 적용하고 있다. 테크 기술로 개인 맞춤을 구현, 수선 업체를 추천해준다. 실매칭가를 바탕으로 사진과 요청사항에 기반한 자동 견적 발급 기술도 개발 중이다.

수선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실력있는 수선사 확보다. 우리는 이미 국내 최고의 수선업자 50여 곳을 확보했다. 뿐만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모든 업체를 투명히 공개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것은 어떤 업체가 내 명품을 관리해주느냐다. 이에 우리는 업계 최초로 포트폴리오 시스템을 도입해 소비자와 수선사 사이의 정보 불균형 문제를 해소했다."

-기술이나, 인력, 서비스 경쟁력을 말해준다면

"LRHR의 강점은 큰 꿈과 미친 실행력이다. 경력도 없고 나이도 어린 22살 친구들이 창업 했을때 지금 규모로 우리가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들은 드물었다. 그러나 우리는 한국을 넘어 글로벌 명품 시장의 판도를 바꾸자는 큰 비전 하나만을 가지고 계속해 빠르게 성장해왔다. 지금 당장의 서비스와 기술은 우리가 가진 목표에 비해 시작 단계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많은 소비자들이 '패피스'를 이용해주고 있어 더 빠른 기능 개선으로 보답하고 싶다."

-향후 마케팅 계획 및 시장 확대 전략은?

"당분간 유료(paid) 마케팅 보다 SEO(Search Engine Optimization) 마케팅에 주력할 계획이다. 현재 전사가 프로덕트 개선에 초점을 맞춰 움직이고 있다. 다음달에는 수선사와의 채팅 기능이 추가 된 앱 서비스도 선보인다. 명품 관련 기업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고 있는데 SSG.COM, 리본즈 등의 명품 커머스를 시작으로 백화점, 면세점, 병행 수입업자 등 다양한 기업들이 사용할 수 있는 B2B 프로덕트를 개발하고 있다.

보다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광고가 아닌 소비자들에게 실질적인 콘텐츠로 다가갈 예정이다."

김정민 LRHR 대표가 명품 수선 플랫폼인 패피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왼쪽에 피칭 대회에서 받은 대상 트로피가 보인다.

-해외 수출 계획은?

"현재 구체적인 로드맵은 없다. 하지만 중고 시장 확장과 함께 인접한 일본 진출을 계획하고 있다."

-자금 유치 현황과 상장 계획을 말해달라

"올 5월에 프리A(pre-A)를 끝냈다. 당분간 큰 투자 유치 계획은 없다. 중고 거래 시장 진출 시기를 내년 말 정도로 보고 있는데 서비스 확장에 맞춰 시리즈A 라운드를 시작하지 않을까 싶다."

-회사 비전은? 5년후나 10년 후 어떤 회사가 되고 싶은가?

"우리는 구매부터 수선, 중고거래, 즉 명품의 전생애 주기를 담당하는 글로벌 스타트업이 될 것이다. 유럽 현지 문법을 적용받지 않는, 소비자 중심의 2차 시장의 키 플레이어가 돼 글로벌 명품 시장의 중심을 한국으로 바꾸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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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스타트업 육성 정책에 대해 한마디 해달라

"22살에 자본금 500만원으로 시작한 사업이 불과 1년 만에 1천배가 넘는 성장을 했다. 이는 정부지원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예비창업패키지를 시작으로 팁스, 청년창업사관학교까지 사업자금 마련은 물론 네트워킹, 멘토링까지 정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예산이 더 늘고 지원도 보다 활발해졌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