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보니 수입산....홈쇼핑 원산지 눈속임에 소비자 피해↑

현대·NS·KT알파 등 원산지 속여도 '권고'에 그쳐...엄격한 기준·제재 있어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제재에도 홈쇼핑 업체들의 상품 원산지 눈속임이 지속되고 있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식품 원산지의 경우 소비자가 알아야할 주요 정보임에도, 중국·미국·호주 등 외국산 제품을 국내산으로 속여 판매하는 사례가 심심치 않게 발생해 보다 강도 높은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초 공영홈쇼핑과 CJ온스타일이 방심위로부터 원산지 규정 위반으로 법정제재 ‘주의’를 받은 데 이어, 최근 현대홈쇼핑·NS홈쇼핑·KT알파쇼핑도 같은 조항 위반으로 행정지도 ‘권고’ 결정을 받았다.

홈쇼핑(제공=이미지투데이)

공영홈쇼핑·CJ온스타일, 원산지 규정 위반 법정제재 ‘주의’ 의결

방심위는 올해 2월 원양산 오징어를 동해안에서 잡은 것처럼 표현한 공영홈쇼핑에 법정제재 주의를 결정했다. 법정제재를 받게 되면 방송사 재허가·승인 심사에서 방송 평가 항목 감점을 받는다.

공영홈쇼핑은 지난해 8월 '구룡포 반건조 오징어' 판매 방송에서, 오징어가 대서양에서 어획된 원양산임에도 'EAST SEA(동해)', '맑고 깨끗한 바다 동해' 등 자막과 자료화면을 반복 노출했다. 또 쇼호스트는 방송 중 "동해안에서 잡히는"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의견진술 과정에서 공영홈쇼핑은 “방송 초반 해당 1회 멘트 후 동일 표현은 없었다. 생방송 중 발생한 의도하지 않은 실수”라고 해명했다.

CJ온스타일도 올해 가전 제품 ‘일월 온열 마사지매트’ 판매 방송으로 방심위 주의 의결됐다. CJ온스타일은 이 상품 제조국이 중국임에도, 자막을 통해 “100% 국내 생산”라고 소개했고, “일월에서 만들었고 메이드인 코리아이기 때문에”라고 언급한 쇼호스트의 멘트도 내보냈다. 다만 좌측 자막을 통해 ‘제조국 : 중국’이라고 고지했다.

CJ온스타일 관계자는 “면밀히 체크해 방송 송출을 해야 함에도 주의가 부족했고, 소비자 오인을 드리게 된 점에 대해 책임을 통감하고 해당 방송 이후 TV라이브, T커머스 동일 상품 방송에서 오표현이 있는지 전사 검수를 완료했다”면서 “일월 마사지 매트 원산지 오인 관련 민원이 접수된 건은 없으나 민원 발생 시 반품, 환불 등 고객 요구사항을 수용해 처리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어 “방심위 주의 의결 이후 방통위 행정처분에 따라 기업 홈페이지 및 TV라이브 방송 전 의결 내용 고지도 완료했다”고 설명했다.

계속되는 위반에도 최근 제재 행정지도 ‘권고’ 의결에 그쳐

방심위 광고심의소위원회 회의 전경

이달 15일 방심위는 원산지 위반 조항을 어긴 현대홈쇼핑·KT알파쇼핑·NS홈쇼핑에 행정지도 ‘권고’를 의결했다.

권고는 방송심의 관련 규정 위반 정도가 경미한 경우 내려지는 행정지도로, 해당 방송사에 대한 법적 불이익이 주어지지 않는다. 올해 초 같은 조항 위반으로 공영홈쇼핑과 CJ온스타일이 주의 의결을 받은 것에 비해 낮아진 제재 수위다. 그러나 같은 실수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해서는 보다 높은 제재가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대홈쇼핑은 지난 7월 ‘청수식품 제주 순메밀면’ 판매 방송에서, 비빔장에 들어가는 고춧가루 원산지가 중국산임에도 전면 자막과 성우 멘트를 통해 ‘국내산 고춧가루로 만든 매콤한 비빔장’이라고 소개한 바 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이번 제재 건 관련해 "방송 중 정정 자막을 즉시 송출했다"며 "추후 재발 방지를 위해 노력하겠다"며 “교환·환불 등을 요청한 고객에게 교환·환불을 진행했다”고 해명했다.

NS홈쇼핑은 데이터 방송 NS샵플러스 지난 8월 ‘손질오징어’ 판매 방송에서 해당 오징어가 해외수역에서 잡힌 원양산임에도 “국내산을 이 가격에?”라는 쇼호스트의 멘트를 그대로 내보냈다. 다만 NS홈쇼핑은 해당 부분 인지 후 2회차 방송부터는 즉시 편집해 잘라내 진행했다는 설명이다.

KT알파쇼핑은 지난 7월 ‘에드워드권 뼈없는 갈비탕’ 판매 방송에서, 원재료인 소갈비가 미국산, 호주산임에도 “국내산 소갈비를 사용해서”, “오늘 여러분 말씀드렸던 것처럼 국내산 소갈비” 등 게스트의 말을 송출, 소비자가 오인하게 할 여지를 남겼다.

KT알파쇼핑은 해당 방송 이후 사과 방송을 두 차례 진행했고, 자막을 통해서는 제대로된 정보가 전달됐다는 입장이다.  KT알파쇼핑 관계자는 “고객의 반품이나 환불요청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반품, 환불을 시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식품에 있어 원산지 정보는 소비자들의 상품구매 결정과 먹거리 안전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하고 민감한 정보임에도 홈쇼핑사들이 판매 증진을 위해 거짓으로 알리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심의 기관인 방심위의 솜방망이 처벌로 같은 문제가 되풀이 되는 경향이 있다. 보다 엄격한 기준과 제재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