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美서 반도체 조달…대만 의존탈피 속도

팀 쿡 "2024년부터 구입" 밝혀…TSMC 애리조나 공장 유력

홈&모바일입력 :2022/11/16 13:47    수정: 2022/11/17 07:5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아시아 공급망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애플의 노력이 속도를 내고 있다. 그 일환으로 2년 뒤부터는 미국 공장에서 생산된 반도체도 사용할 전망이다.

15일(현지시간) 블룸버그에 따르면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달 독일에서 열린 회사 내부 모임에서 미국 애리조나 주 공장에서 일부 반도체 칩을 구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팀 쿡은 이 모임에서 “2024년부터 가동되는 애리조나 공장에서 칩을 구입하기로 했다”고 공언했다.

이 자리에서 쿡은 어떤 회사 제품을 사용할 지는 밝히지 않았다. 하지만 여러 정황상 대만 TSMC가 유력하다고 블룸버그가 전했다.

TSMC 미국 애리조나주 팹 조감도(사진=TSMC)

■ "유럽에서도 반도체 조달 검토" 밝혀 

애플은 최신 맥북과 아이폰에는 각각 M2 칩과 A시리즈 칩을 사용하고 있다. 이 칩들은 자체적으로 디자인한 뒤 TSMC에 생산을 위탁하고 있다.

TSMC는 2024년부터 애리조나 주에서 반도체 파운드리를 가동할 계획이다.

당초 TSMC는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 하나만 건설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고객들의 주문이 늘어남에 따라 애리조나에 공장을 하나 더 건립하기로 했다.

애리조나에 반도체 공장을 건립하는 것은 TSMC 뿐만이 아니다. 인텔 역시 애리조나 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인텔 공장에서 칩을 조달할 가능성은 많지 않다고 외신들이 전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사진=씨넷)

이렇게 전망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인텔의 최신 기술이 TSMC보다는 조금 뒤지기 때문이다. 애플이 인텔 프로세서를 자체 생산 제품으로 교체한 것도 이런 상황고 관련이 있다.

따라서 애리조나 공장 생산 제품을 구입하더라도 TSMC 의존은 여전하다. 하지만 대만 공급망 의존은 상당 부분 줄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전망이다.

미국 정부는 애플을 비롯한 주요 IT 기업들이 대만에서 핵심 부품을 수급하는 데 우려를 표시해 왔다.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공급망 자체가 위협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은 아이폰을 비롯한 주요 기기 대부분은 중국에서 조립 생산하고 있다. 하지만 핵심 부품들은 미국, 대만 등 여러 나라에서 조달하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팀 쿡은 유럽 반도체 공장에서 칩을 구매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 TSMC 애리조나 공장, 5나노 제품 생산 유력 

최근 중국과 대만 간의 갈등이 고조되면서 애플을 비롯한 많은 미국 IT 기업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우에 따라선 핵심 부품 공급망이 붕괴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특히 칩 대부분을 대만에서 조달하고 있는 애플은 공급망을 다변화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TSMC 애리조나 공장 생산 칩 조달 비율을 높이려는 것도 이런 상황 때문으로 풀이된다.

애플은 2014년부터 TSMC에 칩 생산을 의뢰해 왔으며, 지금은 최대 고객사다.

아이폰14 프로 (사진=씨넷)

이에 따라 TSMC 최신 칩 생산 기술이 나올 때마다 가장 먼저 도입하고 있다. 애플은 2023년에는 TSMC의 3나노 칩을 사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에 건립될 TSMC 공장은 5나노 제품을 생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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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IT 전문매체 더버지는“애플은 아시아 이외 지역에서 생산된 제품을 구매하는 방안을 계속 검토해 왔다”면서 “따라서 미국과 유럽에서 어떤 회사가 애플용 칩을 생산하게 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애플은 최근 아이폰 생산 기지도 인도로 이전하는 등 공급선 다변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해 왔다. 애플은 또 2020년부터 베트남에서 에어팟을 일부 생산하고 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