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한파 넘지 못한 밀리의서재…'케이뱅크' 운명은

낮아진 기업가치 주주들 기대치와 괴리...구현모 KT 대표 연임에도 변수

방송/통신입력 :2022/11/15 17:53    수정: 2022/11/17 15:27

연내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를 진행하겠다는 KT 그룹의 목표에 제동이 걸렸다. 전자책 구독 서비스 밀리의서재가 상장계획을 철회한 데 이어, 케이뱅크의 주식 시장 데뷔도 내년으로 미뤄졌다. 

1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주요 재무적투자자(FI)에게 상장 목표 시점을 내년으로 연기했다고 알렸다. 케이뱅크는 지난 9월 상장 예비심사에 통과한 만큼 연내 상장을 목표로 했으나, 최근 시장 상황이 악화되며 목표 시점을 내년 1분기 이내로 미뤘다. 

■ KT 자회사들, IPO 한파 넘을 수 있을까

밀리의 서재

밀리의서재는 지난 4일 IPO 관련 기자간담회를 통해 상장계획과 비전을 밝힌지 나흘만에 금융감독원에 상장 철회 신고서를 제출했다. 밀리의서재는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을 통해 이달 22일 코스닥 시장에 입성할 예정이었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보통주에 대한 공모를 진행해 최종 공모가 확정을 위한 수요예측을 진행한 결과, 회사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대표주관회사의 동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말했다.

밀리의서재는 시점을 옮겨 IPO를 다시 진행할 계획은 아직 없다는 입장이다. 밀리의서재 관계자는 "추가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사항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케이뱅크 을지로 사옥

업계에는 케이뱅크의 상장도 쉽지 않을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 거론되는 케이뱅크의 기업가치는 계속 내려가고 있다. 케이뱅크는 그동안 사업의 유사성 등으로 인해 카카오뱅크를 기준으로 기업가치를 측정받았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8월 6만9천800원으로 증시에 입성한 뒤, 한때 9만2천원까지 주가가 올랐다. 하지만 최근 고점 대비 82% 가량 하락한 상황이다. 시가총액도 45조원에서 최근 13조원 가량으로 크게 감소하며 케이뱅크의 기업가치 역시 3조원에서 4조원 사이로 감소했다. 이 정도의 밸류는 케이뱅크 주요 주주들의 기대치와 괴리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구현모 연임' 변수 될 KT 자회사 IPO 

구현모 KT 대표

KT 자회사들의 IPO 성공 여부는 최근 연임 도전을 선언한 구현모 KT 대표의 거취에도 핵심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KT는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를 구성하고 연임적격심사를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KT는 12월 중순까지 차기 대표이사 최종 후보를 결정하고 내년 3월 정기주주총회에서 승인을 받을 예정이다.

구 대표는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을 적극적으로 추진해왔다. 계열사 재편은 물론 자회사 IPO에도 적극적이었다. 기존 유무선 통신(Telco) 중심의 회사에서 미디어·금융·디지털 전환(DX)에 이르는 '디지코(DIGICO)' 기업으로 전환하기 위해 사업 부문별로 중간 지주사를 둔다는 구상이다.

관련기사

이에 밀리의서재와 케이뱅크를 시작으로 다양한 자회사들도 상장시킨다는 계획이었다. 업계에서는 KT클라우드, KT스튜디오지니, BC카드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꼽혔다. 다만 밀리의서재의 IPO가 중단되며 새로운 성장 전략이 필요한 상황이며, 케이뱅크에 대한 부정적인 전망이 나오는 만큼 지주형 회사 전환에 수정이 필요하다는 관측도 있다.

증권가는 구 대표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KT의 단기적인 관전포인트로 "구 대표의 연임 여부와 케이뱅크의 성공적인 상장 여부" 등을 꼽았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구 대표 연임 여부가 주가의 핵심 요인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