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민과 실수요자를 위한 부동산 대출 규제 완화를 오는 12월부터 시행하기로 예고한 가운데, 연 소득이 5천만원 이하인 가구는 이번 규제 완화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총 부채 원리금 상환(DSR) 비율 규제이 풀리지 않는 이상 서민들의 집 구매는 하늘의 별따기 일 것으로 관측된다.
15일 시중은행과 현재 서민·실거주자를 대상으로 담보 가치 비율(LTV)의 최대 허용 비율인 70%를 적용해 대출 금액이 얼마나 늘어나는지 시뮬레이션 해 본 결과, 연 소득이 7천만원은 돼야 대출 금액이 늘어났다.
조건은 부부 합산으로 ▲연 소득이 5천만원 ▲7천만원 ▲9천만원이면서 주택 가격이 9억원 이하인 무주택 세대주가 연 금리 6.00%로 40년 만기 주택 담보 대출을 받는 것으로 가정했다.
연 소득 5천만원인 세대에게 기존 LTV 비율을 적용하면, 대출 가능 금액은 3억200만원이다.
현재 정부가 부부합산 연 소득 9천만원 이하이면서 주택가격이 9억원 이하이면서 무주택 세대주일 경우 LTV를 최대 70%까지 적용하기로 했다. 이 규정을 조건에 도입하더라도 연 소득 5천만원인 세대의 대출 가능 금액은 3억200만원으로 동일하다.
다만 연 소득이 7천만원인 세대의 동일 조건서 대출 가능금액은 4억원에서 4억2천400만원으로 2천400만원 늘어난다.
연 소득 9천만원일 경우에는 대출 가능 금액은 더 늘어난다. 기존 LTV 비율로는 4억원을 대출받을 수 있지만, LTV가 70%로 확대되면 5억4천500만원으로 무려 1억4천500만원이 증가한다.
연 소득에 따른 대출 금액 차이는 DSR 비율이 40%로 묶여 있기 때문이다. 과거 DSR 70%로 적용해 빌릴 수 있는 돈을 추정해보면 동일한 조건서 ▲연 소득 5천만 세대는 최대 5억3천만원 ▲연 소득 7천만원·9천만원 세대는 최대 6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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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업계에서는 연 소득이 낮을 수록 빌릴 수 있는 금액 한도가 줄어드는 DSR 규제가 부동산 경기를 얼어붙게 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특히 연 소득이 적을 수록 집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 수 있어 또다른 '역차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시장이 움직이지 않으면서 매매 가격이 떨어지고 전·월세 가격도 동반 하락하고 있다"며 "대출 금리가 오르고 DSR 규제 때문에 예비 수요자는 물론이고 기존 주택 보유자들에게 영향을 줘 전반적으로 자산 가치를 폭락시키는 '부동산 쇼크'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