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가게에도 도움될까"...KT '잘나가게' 써보니

지인 운영 일식집 분석..."자영업자 걱정 덜 수 있는 서비스"

방송/통신입력 :2022/11/12 14:25    수정: 2022/11/12 14:27

자영업을 준비할 때 가장 중요한 게 무엇일까. 다양한 요소가 있지만, 그 중에서 상권분석을 빼놓을 수는 없을 것이다. 특히 음식점이나 주점과 같은 외식업을 준비 중이라면 이 상권의 타깃이 누구인지, 배달에 대한 수요는 어느 정도일지 예측하는 게 중요하다. 그리고 이는 지금 자영업을 하고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다.

KT가 지난해 선보인 '잘나가게' 서비스는 자영업자에게 상권과 배달권을 보여주는 빅데이터 서비스다. KT는 통신신호와 배달앱 신호를 토대로 상권 근처에 있는 소비자 빅데이터를 파악하고 이를 시각화해 보여준다. 통신데이터를 토대로 예측한 유동인구와 거주인구는 물론 그 외 다양한 데이터를 결합하기 때문에 정확도는 90%가 넘어간다.

특히 잘나가게는 주변 상권을 블록이 아닌 개별 건물 중심으로 분석해 제공한다. 가게를 찾는 소비자가 언제, 어느 방향에서 오는지와 같이 이동 경로와 영업반경 정보를 실제 지도와 함께 보여주는 식이다. 잘나가게를 실제로 자영업에 적용해보면 어떤 느낌일까. 11일 잘나가게를 활용해 지인이 운영하고 있는 일식집을 분석했다. 

■ 직관적인 UI 강점…배달 활용도 높아

직접 사용해본 잘나가게는 무엇보다도 직관적인 사용자 인터페이스(UI)가 인상적이었다. 잘나가게의 주된 서비스는 '상권분석'과 '배달분석'이었다. 홈페이지에 접속해 사업자정보를 입력하면 가게 주변의 상권과 배달권을 분석할 수 있었다.

상권분석 코너에서는 상권면적과 유동인구 추이, 주 소비자층의 성별과 연령대,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시간대, 직장과 거주인구 비율 등을 볼 수 있었다. 특히 가게가 위치한 동네면적과, 그 안에 들어있는 상권면적이 한 눈에 들어왔다. 상권이 어디를 중심으로 형성돼 있는지 지도에 나와 있어 파악하기에 편리했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를 기준으로 한 '잘나가게'의 상권분석

배달분석 코너에서는 배달을 주로 이용하는 소비자의 성별과 연령대, 주로 배달을 시키는 시간대뿐만 아니라 주변 아파트 세대수 분석도 볼 수 있었다. 점주는 데이터를 활용해 프로모션 등에 활용할 수 있다. 토요일 저녁 6시부터 10시 사이에 30대 여성이 배달을 많이 주문한다면, 그들을 타깃으로 한 이벤트를 기획해볼 수 있는 셈이다.  

특히 눈에 띄는 건 인기지역 순위였다. 배달을 많이 시켜먹는 지역 순위가 직관적으로 나와 있어 배달앱 이용 효율을 높일 수 있었다. 인기지역 순위를 활용해 배달앱의 노출광고인 '깃발'을 옮기거나 추가할 수 있다.

잘나가게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잘나가게 팁'도 요긴하게 사용할 수 있었다. 인공지능(AI)이 가게 정보에 기반해 업종과 위치별로 팁을 준다. 30대가 많이 움직이는 직장가에서 카페를 운영하고 있다면 "SNS에서 유행하는 음료와 가게 분위기를 어필해 홍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하는 식이다.

■ '나는 과연 잘 하고 있을까?' 걱정된다면

직접 사용해본 잘나가게는 무엇보다 장사를 잘 하고 있는지 현재 상태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하기에 좋은 서비스였다. '내 업종 매출' 코너에서는 같은 업종을 하고 있는 다른 가게들의 월 평균 매출과 평균 결제금액을 볼 수 있다. 평균치를 파악하고 매출액이 적다면 왜 그런지 원인을 분석해볼 수 있었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를 기준으로 한 '잘나가게'의 배달분석

다른 동네로 가게를 확장하거나 이전하려 할 때에도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잘나가게 서비스에는 내 가게 상권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의 상권도 간략하게 볼 수 있다. 월 평균 유동인구와 상주인구, 자영업자의 평균 매출이 지도에 표시된다. 해당 동네에서 소득이 높은 업종도 알려준다. 자세한 정보는 아니지만, 빅데이터를 토대로 어느 지역에 어떤 가게를 열면 좋을지 점쳐볼 수 있다. 

다만, 배달분석을 보기 위해 사업자정보가 필요하다는 점은 아쉬웠다. 예비창업자의 경우 타지역 상권만 볼 수 있다. 타지역 상권을 통해 어느정도 사업성을 유추해볼 수는 있지만 최근 외식업에서 배달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고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가게도 많이 생기고 있는 만큼 더 많은 정보를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기도의 한 신도시를 기준으로 한 '잘나가게'의 상권분석

기자는 과거 외식업에 도전했으나 1년을 간신히 넘긴 시점에 문을 닫아야 했던 경험이 있다. 당시 느꼈던 건, 자영업은 단순히 용기로만 할 수 있는 건 아니라는 점이다. 매출이 왜 떨어지고 있는지 알 수 없는 막막한 상황의 연속이었다. 그럴 때 참고할 수 있는 객관적인 데이터는 무척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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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나가게 데이터를 토대로 지인은 일식집의 배달전략을 다시 짤 수 있었고, 가게의 현재 위치를 보다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자영업을 진행하며 가게를 어떻게 성장시켜야 할지, 왜 매출이 떨어지거나 정체 상태에 있는지 파악하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은 서비스라는 느낌을 많이 받았다.

KT는 앞으로 잘나가게에 다양한 기능을 추가할 계획이다. 가게에 전화가 걸려온 시간대를 분석해 보여주는 기능, 자영업자에게 컨설팅을 제공하는 기능, 가게에 대한 객관적인 지표를 제공해 대출시 한도나 금리 부분에 있어 우대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기능도 고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