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 중 병원 앞 정차한 택시 안에 심정지로 의식을 잃은 환자를 본 간호사가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생명을 구했다.
10일 MBC와 창원파티마병원 측에 따르면, 지난달 17일 오전 7시45분쯤 경남 창원의 한 종합병원 이제경(27·여) 간호사는 야간 근무를 마치고 병원을 나섰다가 멈춰 선 택시를 발견했다.
당시 택시 뒷자리 문이 열렸지만 손님은 내리지 않았고, 보안직원들의 움직임은 다급했다.
알고 보니 뒷자리에는 흉통, 심한 체기를 호소하던 60대 남성 A씨가 딸과 함께 병원에 오던 중 의식을 잃은 채로 도착한 것.
이 간호사는 상황을 살피더니 자초지종을 듣기도 전에 바닥에 물건을 내려놓고 뒷좌석에 올라탔다. 이어 A씨의 가슴을 압박하며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A씨가 의식을 잃은 곳에서 병원까지는 약 1㎞로, 골든타임을 생각한다면 1분 1초가 긴급한 순간이었다.
그사이 호출받은 응급실 의료진과 스태프들이 신속히 도착해 A씨를 병원으로 옮겼다.
이 간호사는 현장에 널브러진 A씨의 신발과 소지품을 챙겨 응급실에 전달한 뒤 다시 집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 A씨는 응급실에서 기관 삽입 및 제세동 후 정상맥으로 돌아오는 등 호흡을 되찾았다. 이 간호사의 빠른 판단과 정확한 대처로 A씨는 목숨을 구할 수 있었다.
일상생활로 돌아온 A씨는 병원 내 '칭찬합니다' 게시판을 통해 감사 인사를 전했다. A씨는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내가 실신했다 하더라고. 그게 쉬운 일이 아닌데 그렇게 해줘서 감사하고 고맙다"고 했다.
또 A씨는 관상동맥조영술을 받은 뒤 입원한 병실 담당 간호사가 이 간호사였다며 "대단한 인연이다. 믿고 의지할 병원이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쓰러진 A씨를 구한 4년 차 간호사는 "당시 환자분이 보호자 품 속에서 몸이 축 처진 채 의식을 잃은 상태였기 때문에 응급상황이라 판단했다. 맥박도 뛰지 않고, 동공이 풀려 있어 즉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퇴근하는 길이어서 피곤해서 집에 가서 쉬어야지 생각만 했는데, 환자분이 응급 상황인 걸 확인하고 나니까 그냥 지금 당장 처치해야겠다는 생각 외에는 딱히 (다른 생각은) 들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연히 도와드려야 하는 일을 했을 뿐인데 감사 인사와 칭찬을 받아 부끄러웠다. 환자분이 건강한 모습으로 퇴원하는 것까지 지켜볼 수 있어서 뿌듯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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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병원 측은 지난 2일 이 간호사에게 '착한 사마리안 상' 표창을 수여하면서 "타인의 위기를 지나치지 않고 소중한 생명을 지켜낸 이제경 간호사에게 존경의 찬사를 보낸다"고 칭찬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