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즌을 맞아 주요 플랫폼 기업들의 인사가 주목받고 있다. 최근 재계를 중심으로 1980년대생 임원 선임이 활발하게 진행되는 가운데, 소비 트렌드에 민감한 플랫폼 기업들도 임원뿐 아니라 C레벨 경영진에까지 1980년대생 인재들을 영입하고 있다.
플랫폼 기업들이 선제적으로 80년대생 C레벨 인재를 발탁하고 있는 것은 산업 특성과 연관이 있다. 트렌드가 급변하는 산업 성격상 주 고객층인 MZ 세대와 공감대를 형성하고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젊은 리더를 필요로 해서다.
80년대생은 소비·IT 트렌드 등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소비자 중심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유리하다. 또 조직 안에서도 세대로 시니어급과 주니어급을 아우르기에 적합하다는 평을 받는다.
■ 위메프·야놀자, 80년대생 CPO 타 업종서 영입
80년대생 C레벨 인재를 선임한 대표적인 플랫폼 기업으로는 먼저 위메프가 있다. 위메프는 이달 초 김동민 CPO(최고제품책임자)를 영입했다.
83년생인 김동민 CPO는 삼성전자, 토스(비바리퍼블리카)를 거쳐 토스증권의 창립 멤버이자 이사회 보드멤버로 커리어를 쌓았다. 토스증권에서 초보 투자자 대상 신규 서비스 전략을 마련,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400만 명을 확보하는 등 큰 성과를 일궈냈다.
위메프는 김 CPO의 전문성과 젊은 감각을 활용해 MZ 세대의 요구를 적극적으로 반영, 이용자 관점의 차별화된 쇼핑 플랫폼으로 나아간다는 전략이다.
야놀자 역시 지난 9월 아마존 출신인 이찬희 CPO를 영입해 플랫폼 강화에 나선다. 81년생인 이 CPO는 아마존에서 이커머스 부문 글로벌 진출 및 글로벌 스토어 확장 총괄 등을 역임한 프로덕트 전문가로 아마존의 해외 확장 전략을 주도했다.
야놀자는 이 CPO의 글로벌 사업 확대 경험을 활용해 국내·외 여가 상품 확보 등 플랫폼 네트워크를 전 세계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들 CPO는 모두 업종을 변경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특정 산업 분야에 천착하는 것도 좋지만 다양한 경험을 기반으로 플랫폼에 대한 이해와 이용자 중심의 서비스 인사이트를 갖춘 역량이 더 중요하다는 플랫폼 기업들의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 네이버, 연령파괴 CEO·CFO 동시 선임…토스뱅크도 80년대생 OTT 전문가 영입
토스뱅크는 82년생 김지웅 CSO(최고전략책임자)를 8월 선임했다. 김 CSO는 아마존과 SK텔레콤에서 각각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인 아마존 프라임과 웨이브 서비스를 담당한 OTT 전문가로 알려졌다.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 기존 전통 은행과 다른 전략을 전개하는 토스뱅크는 김 CSO의 플랫폼 기반 전문성을 활용해 젊은 층을 타깃으로 이미지를 제고하고, 새로운 비즈니스 전략을 마련한다는 목표다.
국내 플랫폼 업계를 대표하는 네이버의 움직임은 한국 사회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81년생 최수연 CEO를 지난 3월 신규 선임한 것. 네이버는 최 CEO 선임과 함께 78년생인 김남선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선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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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의 이 같은 C레벨 연령파괴는 국내 기업들의 리더십 세대교체를 앞당겼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 메이저 플랫폼 서비스로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서는 연령과 관계없이 주요 고객층과 트렌드, 정서를 긴밀히 공유하는 인재를 중용해야 한다는 메시지도 담겨있다.
플랫폼 업계 관계자는 "트렌드에 민감한 업계 특성상 주 고객층인 MZ 세대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트렌드를 선제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젊은 리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며 "플랫폼 업계는 진입장벽이 상대적으로 낮아 경쟁이 더 치열한 만큼, 전통 기업과 스타트업을 막론하고 80년대생, 더 나아가 90년대생 경영진이 계속해서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