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경기 침체로 스마트폰 수요가 급감하면서 제조업체의 부품과 세트 재고량이 일정 수준을 넘어섰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통상적으로 매해 4분기까지 세트 재고를 털어내지만 올해는 재고 소진 시점이 내년 1분기로 밀릴 전망이다.
스마트폰 제조사는 지난 2년간 반도체 숏티지(공급부족)로 부품 수급에 어려움을 겪자 평소보다 많은 양의 부품을 주문해 재고를 확보해 왔다. 하지만 올해부터 스마트폰 수요가 전년보다 줄어들면서 부품 재고가 쌓이기 시작했다. 그러다 성수기인 하반기에도 스마트폰 판매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자 세트 재고 문제까지 앓게 된 것이다.
10일 홍주식 옴디아 이사는 "올 상반기만 해도 부품 재고량이 세트 재고량보다 많았지만 하반기 들어서면서 세트 재고량이 부품 재고량을 역전했다"며 "올해 스마트폰 수요 부진으로 제조 업체들이 상당한 재고량를 갖게 되면서 소진을 위한 노력이 올해를 넘어서 내년 1분기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스마트폰 AP 공급 업체인 퀄컴은 지난 2일(현지시간) 3분기 컨콜에서 "스마트폰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자, 고객사 또한 재고 정책을 크게 변경했다"며 "현재 고객사의 부품 재고 수준은 8~10주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언급했다.
특히 샤오미, 오포, 비보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의 재고문제가 심각한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3사는 지난 2분기에 출하량이 전 분기 보다 20% 급감한 실적을 냈다. 중국 업체들이 전략 시장으로 삼고 있는 지역은 유럽과 인도다. 그러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인해 동유럽 경기 침체가 지속되면서 중국 업체들의 판매율이 떨어졌다. 또 인도 정부가 중국 스마트폰 업체를 견제하는 정책을 펼치면 올해 중국 업체들은 인도 시장에서 큰 폭의 역성장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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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지난 3분기 스마트폰 시장은 2014년 이후 8년만에 가장 낮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3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9% 하락했다고 밝혔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는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누적 스마트폰 출하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감소했으며, 그 결과 올해 연긴 기준 출하량 또한 전년(13억3400만대) 대비 8% 이상 감소한 12억2700만대를 전망했다.
스마트폰 시장은 내년에도 좋지 않을 전망이다. 내년 스마트폰 판매량은 12억5800만대로 올해보다 소폭 성장이 전망되나, 이는 코로나19로 침체기였던 2020(12억9500만대), 2021년(13억4000만대) 보다 낮은 판매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