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9팀장 "봉화 광부 대단…비닐도 텐트 수준, 노련함 최고"

생활입력 :2022/11/08 13:47

온라인이슈팀

특수구조 29년 경력의 베테랑 소방관도 221시간의 기적을 만든 봉화 아연광산 광부들에 대해 "정말 깜짝 놀랐다"며 최고의 경의를 표했다.

그 자신도 반평생을 구조에 몸 바쳤지만 "(붕괴된 갱도안에 설치한) 비닐 천막이 거의 텐트 수준이더라"며 광부들의 노련함과 실력, 의지력에 감탄을 금치 못했다고 했다.

지난 10월 26일 오후 6시쯤 경북 봉화 아연광산이 매몰되자 박정하 조장 등 2명의 광부들은 현장에 남아있던 비닐로 천막을 치고 나무자재를 용접봉으로 불을 지펴 화로를 만들어 추위를 피하는 등 최고의 생존기술을 발휘한 끝에 9일만인 지난 4일 오후 11시3분 극적으로 구조됐다. (소방청 제공) © 뉴스1

"올해로 29년째 근무하고 있다"는 방장석 중앙119구조본부 충청강원 특수구조대 팀장은 8일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과 인터뷰에서 "중앙구조본부 (소속 소방관들이) 3교대로 투입 돼 저도 현장에 3번 갔었다"며 지난 4일 밤 11시3분쯤 박정하씨(62)와 박장건씨(56)가 구조될 당시에 현장에 있었다고 했다.

방 팀장은 "광산에 일하시는 직원분들이 '한 분(박정하)이 아주 베테랑이기 때문에 현장에 있는 시설들을 잘 활용해서 대피해 있을 것'이라고 하더라"며 "날이 지날수록 먹을 게 없기 때문에 '좀 어려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하루라도 빨리 구출을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임했다)"고 했다.

사고현장 경험이 많은 방 팀장이기에 상당한 시간이 흘렀던 점 등을 볼 때 최악의 시나리오도 상상했다는 것으로 "다른 분들도 (그런) 생각을 하시는 것 같았지만 입밖으로 (꺼내지 않는 것 같더라)"며 4일 밤까지만 해도 현장 분위기가 어두워지고 있었다고 했다.

그런데 기적처럼 그분들이 버티고 있었다며 "막상 들어갔더니 그분들이 비닐 천막을 치고 그 안에 불을 피워 놓고 걸어서 막 울고 계시는 걸 보고 '이분들이 이렇게 잘 버티셨다', 이런 생각이 들었다"며 "대단하다, 놀랍더라"고 29년 경력의 자신도 믿을 수 없을 지경이었다고 했다.

방 팀장은 "거의 쓰러져 계시지 않을까 생각했는데 부둥켜안고 울고, 멀리서 보니까 불 피우고 비닐 천막을 쳐 놨더라"며 "비닐도 거의 텐트 수준으로 집을 지었더라"고 감탄사를 연발했다.

경북 봉화군 아연광산 매몰 사고로 고립됐던 광부 2명이 4일 오후 11시3분쯤 무사히 구조되고 있다. (소방청 제공) 2022.11.5/뉴스1

이어 "불도 화로 같은 것 위에다가 이렇게 얹어서 피우고 있는 등 이분들이 이런 기술이 없었다면 어려웠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광부경력 27년인 박정하씨의 노련함과 침착성, 그를 믿고 따른 박장건씨의 믿음, 매몰 광부를 구하려는 동료 광부들의 동료애가 그저 놀라울 따름이라고 했다.

이에 방 팀장은 "이런 부분은 영상으로 남겨서 찍어 놓으면 나중에 의미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분들을 안정시키고 다른 대원들을 불러서 부축해서 나가도록 하고 다시 대원 한 명을 불러서 (텐트와 모닥불을 피워놓았던 현장을) 찍고 나왔다"고 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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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방 팀장은 "국민들도 어떤 사고가 발생했을 때 그런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살아야겠다는 의지 이런 것을 가졌으면 한다"고 221시간의 기적을 만든 두명의 광부가 너무나 중요한 교훈을 남겼다고 강조했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