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지 기로에 섰던 원전이 다시금 전력 발전원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차세대 원전으로 불리는 SMR(소형모듈원자로) 기업도 훈풍을 타는 모양새다. 국내 기업들은 미국 SMR 제조 기업 테라파워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하는 등 차세대 에너지원 발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 4일 한국조선해양은 미국 SMR 기업 테라파워와 3천만달러(약 425억원) 규모의 투자계약을 체결했다. 한국조선해양은 이번 투자로 차세대 에너지원 신사업 기회를 모색하고 장기적으로 해상 원자력 발전, 원자력추진선박 분야의 미래 기술 개발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SMR이란 기존 원전보다 크기가 작고 효율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SMR은 발전 과정에서 그린수소를 생산할 수 있어 원전의 대안으로 거론된다. 최근 유럽연합(EU)을 비롯해 우리 정부도 원전을 녹색분류체계(Taxonomy)에 포함시키면서 SMR에 대한 관심도 역시 덩달아 증폭되는 추세다.
테라파워는 SMR 선도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테라파워는 MS 창업자인 빌 게이츠가 지난 2008년 설립한 기업으로 차세대 원자로 설계기술 나트륨(NatriumTM, 소듐냉각 방식)을 보유한 기업으로도 유명하다. 이 기업이 보유 중인 소듐냉각고속로, 용융염원자로 기술은 전력 생산 과정에서 온실가스를 배출하지 않고 안전성과 경제성 측면에서도 기존 원전 대비 뛰어나다.
국내 기업들의 SMR 관련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ESG 경영을 모토로 친환경 경영에 속도를 내고 있는 SK㈜와 SK이노베이션은 지난 8월 테라파워에 7억5천만 달러(약 9천795억원) 규모의 투자를 발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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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시 SK 측은 "국내와 동남아 등지에서 테라파워 원자로 상용화 사업에 참여해 무탄소 전력 수급을 통한 탄소 중립 실현에 앞장설 계획"이라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특히 SK그룹은 지난해 10월 2030년까지 세계 탄소 감축 목표량의 1% 감축에 기여한다는 목표를 밝혔다. 테라파워 투자를 발판삼아 그린 에너지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려는 전략이다.
두산에너빌리티(옛 두산중공업)는 세계 1위 SMR 기업 뉴스케일파워와 손 잡고 SMR 사업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에 1억380만 달러의 지분을 투자하며 수 조원 규모의 기자재 공급권을 확보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뉴스케일파워가 추진 중인 'UAMPS' 프로젝트에 공급될 SMR 본제품 제작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