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성 뇌종양인 교모종세포에 대한 새로운 면역치료법의 가능성을 제시하는 연구가 나왔다. 뇌종양에도 면역항암제 효능을 높일 수 있는 길이 열렸다.
교모종세포는 진단 후 평균 생존 기간이 8개월, 5년 이상 생존률은 6.8%에 불과하다. 지난 30년간 전체 암 환자의 생존율은 20% 가까이 증가했지만, 교모세포종 환자의 생존율 증가는 2%에 그쳤다.
KAIST(총장 이광형)는 의과학대학원 이흥규 교수 연구팀이 교모종세포 안에서 항암 면역반응을 높이는 대식세포를 찾아 그 작용 기전을 규명했다고 4일 밝혔다. 이 대식세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체세포나 종양 세포를 파괴하는 세포독성 T 세포를 활성화하고, 포식작용으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있음을 발견했다.
대식세포는 면역세포의 상당수를 차지지만, 종양 환경에서는 종양을 제거하는 대신 환경에 적응해 종양세포의 성장 및 전이를 돕고 다른 면역세포들의 작용을 억제해 항암 면역반응을 감소시킨다. 면역관문 치료제가 교모세포종엔 별 효과가 없는 것도 면역 억제성 대식세포의 과다한 유입이 원인으로 꼽힌다.
하지만 최근 보고된 연구 결과들은 종양 내 대식세포는 다양한 표현형을 나타내는 여러 아형으로 나눌 수 있으며, 이중 일부는 면역관문 치료제 등이 효과를 나타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함을 보였다.
이 교수 연구팀은 교모세포종 내에서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대식세포를 구분하는 마커로 CD169 유전자를 발굴했다. 또 교모세포종 모델 쥐를 사용, CD169 단백질을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없으면 항암 면역반응이 감소해 쥐의 생존률이 떨어지는 것을 밝혔다.
연구팀은 CD169를 발현하는 대식세포가 세포독성 T 세포의 종양 내 유입에 중요한 CXCL10과 같은 케모카인을 증가시켜 활성화된 T 세포가 종양 안으로 많이 들어오도록 한다는 것을 밝혔다. CD169는 이 대식세포의 마커일 뿐 아니라 암세포 포식작용을 높이는 기능을 하며, CD169로 인해 포식작용이 증가한 대식세포는 암세포 특이적인 세포독성 T 세포의 활성을 직접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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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교수는 "이번 연구로 교모세포종에 대한 항암 면역반응에 중요한 대식세포의 마커를 발굴하고, 이들 대식세포가 항암 면역반응을 증가시키는 기전을 확인했다"라며"면역관문 치료제의 효과를 높이는 복합치료제 개발에 실마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 연구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으며,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및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