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15일 일어난 카카오 데이터센터(IDC) 화재로 카카오 관련 서비스들이 '먹통'이 되면서 고객 이탈이 현실화됐습니다. 데이터센터를 이원화하고 특별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도 이 영향권을 벗어나진 못했습니다.
최근 '데이터앤리서치' 빅데이터분석팀과 카카오뱅크에 대한 관심도와 호감도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더 명확해집니다. 데이터앤리서치가 2021년 10월 15~31일과 데이터센터 화재 이후인 2022년 10월 15~31일 카카오뱅크에 관한 관심도를 비교 분석했습니다. 관심도는 뉴스·커뮤니티·블로크·카페·인스타그램 등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는 물론이고 기업·단체·정부 등에서 '카카오뱅크' '카뱅' 등으로 검색한 수치입니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정보량은 작년 10월 15~31일 4만102건으로 일평균 2천359건을 기록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에는 6만4천518건, 일평균 3천759건으로 증가했습니다. 특히 화재 발생 직후인 10월 15일의 정보량을 비교하면 그 차이는 더 엄청납니다. 작년 2천325건에서 올해 9천19건으로 287.9%나 폭증했습니다. 이 여파는 10월 16일 작년 4천852건→올해 6천251건, 17일 작년 1천605건→올해 8천32건, 18일 2천771건→5천92건으로 증가하는 모양새를 보였습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요.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뱅크와 연결된 카카오톡 고객 상담이 원활히 진행되지 않는데다 일부 커뮤니티에서는 금융 이력 데이터가 누락됐다는 인증글도 올라왔기 때문입니다. 카카오뱅크가 코스피 상장사라는 점에서 주주들의 고민도 한술 더해졌을 겁니다.
카카오뱅크의 관심도는 늘었지만 이 관심은 '비호감'으로 나타났습니다. 카카오뱅크에 대한 정보 중 긍정 정보와 부정 정보를 따져 분석해본 결과 호감도가 많이 나빠진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2021년 10월 15~31일까지 카카오뱅크의 정보 중 긍정적 정보 비율은 49.1%였지만 올해 10월 15~31일까지 긍정적 정보 비율은 29.6%로 20%p 가까이 하락했습니다. 부정적인 정보 비율은 지난해 12.3%에서 올해 33.3%로 대폭 늘어났습니다. 긍정적 정보량이 사실상 부정적 정보량으로 옮겨간 것으로 유추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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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여파는 은행 계정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카카오뱅크의 10월 수신(예·적금 등) 잔액은 32조9천801억원으로, 9월 말보다 1조5천759억원 줄었다. 8월 말 대비 9월 말 수신 잔액이 1조3천806억원 증가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카카오 IDC 화재 영향이 전무한 것이라고 보긴 어렵습니다. 실제 SNS채널에서 카카오뱅크에서 돈을 빼겠다, 불매 운동을 하겠다는 글도 심심찮게 확인됐습니다.
오프라인 지점이 없는 인터넷전문은행은 무엇보다도 끊김없는 접속, 철저한 보안이 고객 신뢰를 만드는 중요한 요소일 겁니다. 이번 카카오 IDC 화재가 카카오뱅크가 야기한 사건도 아니지만, 모바일 퍼스트 전략을 추구하는 많은 금융사가 '의무적'으로 무엇을 해야하는지 돌이켜 생각할 수 있는 계기였으리라 생각해봅니다.
디지털 컨택트(Digital Contact)가 일상으로 자리잡은 지금, 한 주간 금융업권의 디지털 이슈를 물고, 뜯고, 맛보는 지디의 '금융 D-택트'를 토요일 연재합니다. 디지털 전환의 뒷 이야기는 물론이고 기사에 녹여내지 못했던 디테일을 지디넷코리아 독자 여러분에게 소개합니다. [편집자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