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은 기회"…역발상 투자 나선 스타트업

"저평가된 기업 인수·합병, 우수 인재 유치 기회될 수도"

중기/스타트업입력 :2022/11/03 10:31    수정: 2022/11/03 10:39

경기 둔화에도 인재 채용과 해외 진출, 인수합병(M&A)을 통해 적극적인 투자 행보를 보이는 스타트업이 있다. 시장과 경쟁사가 움츠렸을 때 격차를 벌리려는 '역발상 투자'에 나선 것이다. 당장 실적 부담은 있지만, 경기가 살아날 때 회사가 '퀀텀 점프'하는 계기가 된다는 점에서 이들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 전문 기업 알스퀘어는 연내 인도네시아와 태국, 말레이시아 상업용 부동산 데이터베이스(DB) 수집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지난해 진출한 베트남과 싱가포르에 이어 동남아 시장 사업 영역을 넓히기 위해서다.

알스퀘어는 직원이 직접 동남아 현장을 찾아 부동산 DB를 수집한다. 온라인이나 정부, 기관을 통해 자료를 크롤링하는 방식에 비해 디테일하고 현장에서만 확인할 수 있는 정보를 수집 가능하나, 비용과 인력 부담이 크다. 그럼에도 향후 매입 매각 자문, 데이터 애널리틱스 등의 연계사업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알스퀘어는 해외 투자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불황은 기회”…역발상 투자 나선 스타트업(제공=이미지투데이)

실제로 베트남의 경우 국내외 기업의 오피스와 공장을 연결하고, 국내 한 대기업과 정보수집 계약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를 활용해 활발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국내외에서 사업을 확장하며 인재도 적극적으로 채용 중이다. 알스퀘어의 임직원은 6월 기준 560명으로, 2018년보다 130% 증가했다.

토스를 운용하는 비바리퍼블리카도 최근 대규모 채용에 나섰다. 토스, 토스뱅크, 토스페이먼츠, 토스증권, 토스인슈어런스, 토스씨엑스 등 전 계열사에서 최대 300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지난 2년간 토스커뮤니티 전체 임직원은 지난 2020년 8월 650여 명에서 지난달 기준 1천800명으로 크게 늘었다.

명함 작성 및 공유 서비스 리멤버를 운영하는 드라마앤컴퍼니는 지난 7월 신입 채용 전문 플랫폼 '자소설닷컴'을 인수했다. 올해 들어 세 번째 인수로, 서비스 고도화와 신사업을 위한 목적이다. 세금 신고 및 환급 도움 서비스 '삼쩜삼'을 운영하는 자비스앤빌런즈는 아르바이트 급여 및 일정 관리 앱 '하우머치'의 운영사 두들팩토리를 지난 8월 인수했다.

불황을 기회로 보고 투자하는 스타트업들

대기업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자금 여유가 없는 스타트업이 경기 둔화에 공격적인 투자에 나선 건 미래를 위해서다. 당장 기업 수익성에는 악재이나, 향후 경기가 회복될 땐 투자 활동에 소홀했던 경쟁사를 따돌리고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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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례로 2000년대 초 글로벌 IT 버블 붕괴 당시 연구개발(R&D) 투자를 대폭 줄인 AMD와 달리 인텔은 꾸준히 연구개발 비용을 늘리며 업계 선두를 지켰다. 유럽발 경제위기 여진이 남은 2012년 하이닉스반도체를 인수한 SK텔레콤의 경우 당시 재무 부담이 지나치다는 우려가 컸다. 하지만 지금은 SK그룹 역사상 가장 성공한 인수합병(M&A) 사례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불황에는 보수적으로 운영하는 기업이 많지만,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인수, 합병 기회를 놓치거나 우수 인재 유치, 마케팅 측면에서 효과를 보기 어렵다"며 "위기를 기회로 보는 기업들의 행보가 산업계 지형을 바꾸기도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