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9일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해밀톤호텔 인근 골목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과도한 인파가 몰리자 서로 밀고 밀리는 와중에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30일 뉴시스 취재에 따르면 이태원 압사사고를 목격한 시민들은 사고의 원인을 과도하게 몰린 인파로 추정했다.
시민들은 좁은 골목에 인파가 과도하게 몰리면서 제대로 움직일 수 없게 됐고, 일부 사람들이 중심을 잃고 넘어지면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입을 모았다.
남성 이모(24)씨는 이태원 해밀톤호텔 근처에서 사고를 목격했다고 한다. 그는 "사람이 점점 많아지더니 움직일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서로 앞으로 가라고 밀다가 대로에서 근처 골목으로 들어가기 시작했고, 점점 더 밀기 시작하면서 벽에 부딪히거나 휩쓸려서 넘어지는 사람이 생겼다. 살려달라는 비명이 곳곳에서 들렸다"고 말했다.
여성 박모(23)씨는 사고가 발생한 해밀톤호텔 옆 경사진 골목에서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렸다. 박씨는 "오후 10시30분께 친구랑 둘이 있었는데, 넘어지면서 친구를 잃어버리고 혼자 빠져나왔다"며 "골목 맨 앞에서부터 사람들이 도미노처럼 쓰러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6시30분께 4차 브리핑을 통해 오전 6시 기준 149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부상자는 76명으로 총 사상자는 227명이다. 부상자 중 심폐소생술(CPR) 등을 받던 중상자가 21명으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현장에서 사망한 45명은 서울 원효로 다목적 실내체육관으로 이송됐다. 체육관 앞에는 가족이나 지인의 생사를 확인하려는 시민들이 모여들기도 했다. 소방당국은 이날 오전 4시30분께 서울 용산구 한남동주민센터 3층에 실종자 접수처를 마련했다.
경찰은 사망자의 지문인식 등 신원 조회 절차에 나섰다. 소방당국은 사망자의 신원을 모두 확인한 후에 일괄적으로 가족 등에게 통보할 예정이다.
소방당국은 이날 사고가 발생한 서울 용산구 이태원로 173-7 해밀톤호텔 옆 골목과 클럽 등에 대한 수색을 3차례 진행한 뒤 공식적인 수색 작업을 마무리했다.
최성범 용산소방서장은 향후 계획에 대해 "원인을 밝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밝혔다.
경찰의 현장 감식 일정은 아직 잡히지 않았다.
김근준 서울경찰청 강력계장은 앞선 3차 브리핑 당시 "현재는 수사 단계에 대해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과학수사팀을 최대한 동원해 신원 파악에 주력 중"이라며 "실종신고는 현장을 수습하느라 아침 정도 돼야 파악해 말씀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소방청에 따르면 전날 오후 10시15분께 해밀톤호텔 옆 골목 일대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골목 일대에 인파가 몰린 상황에서 다수가 넘어지면서 발생한 대규모 압사 사고로 추정된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사고 원인에 대해 조사 중이다.
사고 수습을 위해 소방대원 507명, 경찰 1100명, 구청 인력 800명 등 총 2421명의 인력이 출동했다. 소방 장비는 233대 동원됐다.
관련기사
- '아비규환' 이태원, 사고현장 구급차 옆에서 춤추며 '떼창'2022.10.30
- '핼러윈 인파' 이태원서 압사 참사…최소 149명 사망2022.10.30
- "수도권도 진동 느껴" 지진 신고 142건…피해접수는 없어2022.10.29
- 송중기·김태리 "열애설 사실무근" 데이트 사진은 손예진·현빈2022.10.29
이날 이태원에는 야외 마스크 해제 후 맞는 첫 핼러윈을 앞두고 10만명 이상의 인파가 몰린 것으로 알려졌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