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보다 부유한 총리?"…英 수낵 총리 1조원대 재산 '화제'

장인은 '印 빌게이츠' 인포시스 창업자...대부분 아내 재산

생활입력 :2022/10/25 14:29

온라인이슈팀

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의 재산이 왕족보다 많다는 것이 드러나 화제다. 영국 역사상 처음으로 왕족보다 부유한 총리가 탄생한 것.

24일(현지시간) 더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영국인들은 엘리트 통치에 익숙하지만, 수낵 총리의 차원이 다른 막대한 부에 “수낵이 총리가 되기에는 너무 부유한 것이 아닌가”하는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

42세 인도계 리시 수낵 영국 총리 내정자가 24일(현지시간) 런던 보수당 당사를 나오면서 손을 흔들고 있다.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반면 수낵 총리의 지지자들은 그의 부유한 배경 및 골드먼삭스 등에서 일한 경력이 경제적으로 격동하는 시기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영국을 이끌 자격을 부여했다고 두둔한다.

선데이타임스에 따르면, 수낵 부부의 총 자산은 7억3000만 파운드(약 1조1560억 원)에 달한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서거하기 전 발표된 올해 재산 목록에 따르면 여왕은 3억7000만 파운드(약 6012억 원)의 재산을 보유했다.

수낵 부부의 재산은 부인인 야크샤타 무르티의 것이 대부분이다. 무르티는 ‘인도의 빌 게이츠’로 불리는 억만장자 나라야나 무르티 인포시스 창업자의 딸이다. 포브스에 따르면 2022년 4월 기준으로 나라야나 무르티의 순 자산은 44억 달러(약 6조3346억 원)에 달한다. 또 야크샤타가 가진 인포시스 지분만 6억9000만 파운드(약 1조930억 원)다.

맨체스터 대학의 정치학 교수인 로버트 포드는 “영국인들은 전반적으로 부자인 것을 나쁘다거나 정치인으로서 자격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대중들에게 인기가 많은 부유한 사람들이 많이 있다”고 설명했다.

교수는 이어 “다만 사람들은 부유층이 스스로를 위해 규칙과 규범을 고치는 것에는 상당히 신경을 쓴다”며 “수낵 부인 무르티의 ‘비거주’ 상태로 그로 인해 세금을 적게 납부한 것 등은 매우 짜증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부인 아크샤타 무르티는 수천만 주의 배당금을 받았음에도 영국에서 ‘송금주의 과세제’에 따라 수백만파운드 세금을 아낀 사실이 지난 4월 알려지면서 비난을 받았다. 영국에서는 장기체류 외국인들이 매년 일정 금액을 내면 해외 소득에 대해 영국으로 송금하기 전까지는 세금을 물리지 않는다.

이와 함께 수낵 총리가 재무장관 시절 미국 영주권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도 밝혀져 논란이 됐다. 수낵 총리의 대변인은 지난해에 영주권을 반납했다고 발표했다.

수낵 총리를 비판하는 이들은 그의 양육 형태가 특권으로 점철돼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리시 수낵 영국 신임 총리 내정자 © 로이터=뉴스1 © News1 이유진 기자

수낵 총리는 영국 최고 명문 사립 기숙학교인 윈체스터칼리지에 이어 옥스퍼드대 PPE(철학·정치·경제학), 미국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MBA)를 거쳐 골드만 삭스에서 일했다. 윈체스터칼리지는 연간 등록금이 5만2000달러(약 7476만400만 원)가량이다.

수낵 총리의 2007년 BBC 다큐멘터리도 덩달아 입길에 올랐다. 당시 수낵 총리는 BBC 다큐멘터리 '중산층 : 그들의 부상과 확산'에 출연해 "나는 귀족 친구들과 상류층 친구들은 있지만 노동자 계층 친구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같은 막대한 부로 인한 괴리감에도 불구하고 수낵 총리를 지지하는 세력은 그의 재산이 아닌 재정과 재무 관련 분야에서의 경험이 그를 총리직에 적합한 사람을 만든다고 반박한다.

수낵 총리는 2001년 옥스퍼드 졸업과 동시에 투자 전문 회사 골드만삭스 애널리스트(2001~2004년), 어린이투자전문기업(CIFM·2006~2009년)에서 헤지펀드 파트너로 근무하는 등 금융인의 길을 걸었다. 이후 동료들과 700억 달러(약 1조원) 규모의 자금을 운용하는 투자 전문회사를 창업하기도 했다.

또 보리스 존슨 전 총리 시절 재무장관에 파격 인사가 됐는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잘 대처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는 코로나 팬데믹을 맞아 각종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등 유력 정치인으로 떠올랐다. 내각 경험이 길지 않았음에도 코로나 대응으로, 유급휴직 등 적극적 지원 정책을 펼쳐 호평을 받았다.

수낵 전 장관의 지난 경선에서의 발언도 다시금 조명됐는데, 경선 당시 리즈 트러스 전 총리가 내건 대대적인 감세안에 대해 ‘이는 비합리적이며 영국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비판했었다.

제레미 헌트 전 총리는 수낵 총리를 지지하고 나섰다. 그는 데일리 텔레그래프에 “영국 국민들은 위기를 감당할 사람을 찾고 있다”며 “우리의 공공 재정, 시장 신뢰도, 국제 명성은 심각한 타격을 입었는데 안정과 자신감을 회복하기 위해 어려운 길을 선택할 수 있는 신뢰 가능한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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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일자리와 주택담보대출, 공공서비스 등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한데 수낵 총리는 바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지도자”라면서도 “그의 재산 문제가 취약점이 될 수는 있다”고 덧붙였다.

제공=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