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신상담’ 카카오...사고 재발 방지 ‘인프라’ 확충 만전

데이터센터 방재 설비 강화...예산·인력도 확충

인터넷입력 :2022/10/20 18:09    수정: 2022/10/21 08:36

이번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카카오 최장 먹통 사태 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가 가장 강조한 단어는 ‘인프라’였다.

홍은택 대표는 19일 경기도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에서 열린 대국민사과 기자간담회에서 “카카오는 자체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인프라 투자를 크게 확대하고, 이번과 같이 데이터센터 한 곳이 완전히 멈추더라도 원활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발표했다.

카카오는 두 곳 자체 데이터센터 구축을 위해 준비 중이다. 홍 대표에 따르면, 이중 먼저 개시되는 경기도 안산 제1데이터센터는 각종 재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방재 설계가 강화될 방침이다. 또 카카오는 안산소방서, 관할 지구대와 함께 정기적 합동 모의 소방 훈련도 실시할 예정이다.

카카오 안산 카카오데이터센터 투시도

■ 안산 데이터센터에 4천600억원 투입…재난 피해 방지 설계 강화

우선 카카오가 지난해 12월 착공, 내년 중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는 경기도 안산시 한양대 에리카캠퍼스 제1 데이터센터는 화재·홍수·태풍·지진 등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재 시설을 강화할 전망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지하 1층부터 지상 6층 규모로 총 12만 대 서버를 보관할 수 있다.

안산 데이터센터에는 모든 전기 판넬에 각각 화재 감지 센서가 설치돼, 스파크가 발생하거나 온도가 상승 시 1차 소화에 대응할 수 있도록 구축된다. 특히 무정전전원장치(UPS)실과 배터리실 내 밀폐된 전기판넬에 개별 소화 장치를 설치해 조기 화재 진압에 용이하도록 설계될 방침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UPS 4개실, 배터리 4개실로 운영되는데, 각 실은 방화 격벽으로 시공해 특정 구간에 화재가 발생해도 나머지 구간에 문제가 없이 작동하게 한다는 것이 카카오의 구상이다. 또한 1~2차 소화에 실패해도 화재 발생 구간을 차단 후 냉각수를 채워 화염과 열기를 막도록 설계된다.

카카오 안산 데이터센터 조감도

홍수 대책으로는 지상 1층을 주변 지표면보다 1.8m 이상 높게 해 침수 가능성을 줄이고 주요 시설을 지상층에 배치할 복안이다. 또 태풍 대책으로 안산시 지역 최대 풍속(28m/s)이 구조 설계에 이미 반영됐다고 회사는 설명했다.

지진 관련해서는 리히터 6.0~6.5 이상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진 설계를 반영했다. 해일 관련해서는 “해당 소재지는 역사상 해일 발생 사례가 없으며, 시화방조제로부터 17.7km 떨어져 있어 안전하다”는 설명이다. 안산 데이터센터는 2024년 1월 운영 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제 2데이터센터인 서울대학교 시흥캠퍼스 데이터센터는 지하 2층부터 지상 10층 규모로 구축될 계획이며, 2024년 착공, 2027년 개시를 앞두고 있다. 카카오는 두 데이터센터를 잇는 전용선을 설치해 “타사 귀책 사유로 발생할 수 있는 피해를 미연에 방지하겠다”고도 밝혔다.

■ 소방서 연계 합동 모의 훈련 진행·화재 대응 매뉴얼 개발

19일 카카오톡 먹통사태 대국민 사과 기자간담회에서 발언 중인 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

이 외에도 카카오는 소방서와 협력 체계를 구축해, 카카오 데이터센터 맞춤형 화재 대응 매뉴얼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또한 안산소방서, 관할 지구대 참여로 정기적 합동 모의 소방 훈련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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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은택 카카오 각자대표는 “카카오는 왜 자체 데이터센터를 짓지 않고 남의 데이터센터를 이용해 문제가 발생하게 하냐는 지적이 있다”며 “데이터센터는 준비가 오래 걸리지만, 근본적으로 데이터센터를 설립해, 자립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어 “자체 데이터센터는 이번 사고를 교훈 삼아 방화, 내진과 같은 방재 시설을 더 안전하게 구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데이터센터 구축 이외 추가 방지책 관련해서는 “관련 인프라, 인력, 여러 예산을 확충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