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신형 스마트폰 아이폰14 시리즈가 지난 7일 국내에 출시됐다. 상위 모델인 아이폰 14 프로는 디스플레이 상단 카메라 위치에 일명 'M자 탈모'라고 불린 노치가 5년만에 사라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또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4천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된 점도 눈에 띈다.
'아이폰14 프로'를 일주일간 사용해 봤다.
■ '다이나믹 아일랜드' 적용...유용하지만 카메라 지문 자주 묻어
아이폰14 프로 상단에 노치가 사라진 대신 '다이나믹 아일랜드' 기능이 추가됐다.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실시간으로 중요 경고, 알림, 현황을 표시해 사용자의 편의성을 돕는 기능이다. 지도, 음악, 타이머 등의 앱을 실행할 경우 항상 정보가 디스플레이 상단에 표시된다. 좀 더 상세한 정보를 보고 싶으면 다이나믹 아일랜드 오른쪽에 위치한 파형을 탭하거나 길게 누르면 된다.
멜론, 스포티파이 등 음악 앱에서는 음악이 바뀔 때마다 다이나믹 아일랜드 파형이 앨범 자켓과 동일한 색상으로 변경됐다. 처음 도입되는 기능이어서 아직까지는 애플 기본 앱, 음악 앱 등에서만 구동된다. 애플에 따르면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우버 앱 등도 지원할 예정이다. 우버 앱은 운전자가 픽업 장소로 다가올 때 '다이나믹 아일랜드'가 알림을 주는 방식이다.
다이나믹 아일랜드는 직관적이라는 점에서 유용했지만, 탭하는 부분이 너무 작아서 종종 한번에 탭이 되지 않아 불편했다. 또 탭을 하는 과정에서 전면 카메라를 누르게 되면서 지문을 묻히는 경우도 종종 생겼다. 이런 점 때문에 수시로 카메라에 묻은 지문을 닦아줘야 했다. 특히 손가락이 굵은 사용자는 사용이 불편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규 기능인 상시표시형 디스플레이(이하 AOD)는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AOD는 화면의 소자를 개별로 동작하는 OLED의 특성을 활용해 화면의 일부만 켠 상태로 유지하는 기능이다. 시계와 사진, 활동 링을 보기 위해 매번 번거롭게 화면을 탭하지 않아도 언제든지 잠근 화면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현재 재생되고 있는 음악 정보 등도 바로 확인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 정보를 남에게 노출한다는 점에서 선호하지 않는 사람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식당에서 밥을 먹을 때 스마트폰을 테이블 위에 올려두는 경우가 많은데, 의도치 않게 상대방에게 폰 정보를 보여주게 되기 때문이다.
아이폰과 애플워치와 연동된 경우, 워치와 폰이 멀어질 때 AOD 기능이 자동으로 비활성화가 된다. 아이폰은 사용자가 AOD 기능이 필요 없겠다고 판단하고 디스플레이를 꺼줬다.
■ 야간에도 선명하게 촬영…4800만 화소 사용시 수동 선택해야
아이폰14 프로에는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4천800만 화소 카메라가 탑재되며 카메라 성능이 대폭 향상됐다. 이전 아이폰13 프로의 메인 카메라에는 1천200만 화소 카메라였다.
이 외에도 아이폰14 프로 후면에는 1.4µm 픽셀의 1천200만 화소의 울트라 와이드 카메라, 3배 광학 줌 기능의 망원 카메라 등 트리플 카메라를 지원한다.
하지만 평소 기본 카메라에서는 1천200만 화소로 촬영되며, 4천800만화소로 촬영하려면 카메라 설정에서 전문가용 수동 모드인 'RAW 모드'로 선택한 후 사진을 찍어야 한다. 이 점이 번거로웠다. 4천800만 화소로 촬영하면 1장에 50~100MB 용량의 메모리가 사용되기 때문에 고화소 촬영이 필요할 경우에만 수동으로 선택하게 한 것이다.
단, 4천800만 화소로 촬영을 하고 나서는 약간의 딜레이가 생겼다. RAM 6GB인 용량을 더 늘릴 필요가 있어 보인다.
촬영 결과물은 꽤 우수했다. 특히 선명도의 우수성은 야간 촬영에서 더 돋보였다. 야간에 조명을 촬영할 때는 빛이 카메라 렌즈에 반사돼 둥근 점 등 빛의 잔상이 화면에 남는 플래어 현상이 생기곤 한다. 아이폰14 프로는 플래어 현상이 적어 조명이 선명하게 촬영됐다.
애플은 아이폰14 프로의 메인 카메라에 더 커진 센서와 픽셀 그리고 더 빨라진 조리개를 장착해 저조도 촬영 성능이 49% 향상됐다고 설명한다. 아이폰14 프로는 3배 줌에서도 비교적 선명하게 촬영돼 만족도가 높았다.
카메라 화소를 높이기 위해 센서가 커진 만큼, 카툭튀(카메라가 튀어나온) 현상이 더 심해졌다. 측면에서 보면 카메라 섬이 도드라진 것을 알 수 있다. 테이블 위에 폰을 올려 놓고 손가락으로 누르면 뒤뚱거렸다. 카메라가 있는 부분과 아닌 부분의 높이가 차이나기 때문이다.
아이폰14 프로 모델은 동영상 촬영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시네마틱 모드는 초당 30 프레임의 4K를 지원하고, 올비비전 HDR로 촬영할 수 있다. 움직이면서 촬영할 때 진동을 보정해주는 '액션 모드'도 특징이다.
■ A16 바이오닉 탑재…CPU 보다 GPU 성능 향상 이뤄
아이폰14 프로 모델은 아이폰 시리즈 중 처음으로 4나노미터 기반의 AP 'A16 바이오닉'을 탑재했다. 사용해 보니 전작 보다 성능의 변화가 크게 느껴지지 않았다.
스마트폰 성능 확인에 흔히 쓰이는 긱벤치5로 아이폰14 프로 성능을 측정한 결과 CPU(싱글코어) 1887점, CPU(멀티코어) 5007점이 나왔다. 아이폰13 CPU(싱글코어) 1709점, CPU(멀티코어) 4557점과 비교해 소폭 개선된 성능이다.
반면 아이폰14 프로의 GPU 연산은 1만5952점으로 아이폰13(1만810점) 보다 큰 차이를 보였다. 고성능 게임에서 성능 개선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2년전 출시된 아이폰12(A14 바이오닉이 탑재) 사용자가 아이폰14 프로를 사용했을 때 큰 변화를 느낄 것으로 보인다.
그 밖에 배터리 성능은 만족스러웠다. 하루 종일 충전을 하지 않아도 배터리 용량은 50% 이상을 유지했다. 디스플레이 밝기는 최대 1200 니트 지원으로 이전 보다 향상됐다. 최근 출시되는 스마트폰 대다수가 1200 니트 디스플레이 밝기를 지원하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는 차별화가 없었다.
관련기사
- "잘 안 팔리네"...애플, 아이폰14 플러스 생산 축소2022.10.19
- "애플, 아이폰 보다 아이패드를 먼저 접는다"2022.10.18
- 1세대 아이폰 5600만원에 팔렸다…원래 가격의 66배2022.10.18
- 애플 아이폰14 국내 출시 첫 날..."프로 쏠림 확연"2022.10.07
아이폰14 시리즈는 ▲아이폰14(6.1인치·125만원) ▲아이폰14 플러스(6.7인치·135만원) ▲아이폰14 프로(6.1인치·155만원) ▲아이폰14 프로 맥스(6.7인치·175만원) 등 4가지로 구성됐다. 이 중에서 '프로' 모델인이 가장 높은 판매를 기록 중이다.
6.1인치 사이즈에서 구매를 고려한다면, 30만원을 더 지불하더라도 4천800만 화소의 카메라와 최신 AP A16 바이오닉이 탑재된 아이폰14 프로를 구매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실제로 사용해 보니 아이폰14 프로가 일반 모델 보다 수요가 높다는 것이 수긍될 정도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