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구현모호가 닻을 올린지 3년이 지났다. 구 대표는 취임 당시 KT가 전통적인 통신 기업에서 벗어나 디지털 플랫폼 기업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디지코(DIGICO) KT'를 목표로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 신사업을 추진했으며 디지코를 바탕으로 계열사를 재편했다. 업계에서는 구 대표가 3년 동안 KT의 체질을 크게 변화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현모의 디지코 KT, 전략 통했나
디지코의 핵심은 인공지능(AI), 빅데이터(Bigdata), 클라우드(Cloud)로 이어지는 ABC 역량 강화다. 차별화된 네트워크와 디지털 역량을 바탕으로 다른 산업의 혁신을 선도한다는 구상이다. 구 대표는 디지코 KT를 선언하며 기존 국내 통신과 B2C 중심이었던 운동장을 신사업과 B2B, 글로벌로 넓힌다는 포부를 밝혔다.
구 대표는 취임 후 B2B 사업 강화를 위해 'KT엔터프라이즈'라는 브랜드를 공개했다. 또한 AI컨택센터(AICC) 사업을 강화했으며, AI GPU를 클라우드 기반으로 제공하는 서비스인 'HAC'를 제공하는 등 기업의 디지털전환(DX)을 돕고 있다.
클라우드와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분야의 경쟁력도 높이고 있다. KT는 지난 4월 기존 클라우드·IDC 사업부를 분할해 신설법인 KT클라우드를 출범시켰다. AI와 로봇, 물류, 콘텐츠 등 다양한 요소를 서로 연결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KT는 이미 AI원팀, 클라우드원팀 등을 주도하고 있다.
업계는 KT가 지난 3년간 추진해온 디지코 전략이 올해 결실을 맺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KT의 올해 상반기 연결 기준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4% 늘어난 12조5천899억원으로 상반기 기준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업계는 KT가 올해 하반기에도 영업이익 성장세를 기록할 거라고 전망한다. 18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KT의 올해 하반기 영업이익 전망치는 4천43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15%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매출은 6조4천427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3.6%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주형 회사 전환, 기업가치 제고에 도움 될까
KT의 디지코 전환을 위한 하나의 큰 축은 바로 지주형 전환이다. 구 대표는 계열사를 미디어, 금융, 고객서비스 등으로 분류하고 비슷한 역할을 하는 회사를 서로 묶고 있다. 디지코 방향성에 맞지 않거나 수익성이 낮은 자회사는 매각하고 있다.
KT는 사업구조 재편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계열사끼리 시너지가 나타날 거라는 전망이 있다. 약 5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핵심적으로 재편해 자체적으로 성장시키면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에서는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이 기업가치 제고로 이어질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어떤 식으로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할 것인지 답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KT는 지주형 회사로 전환하며 조직을 간소화하고 신사업 활성화에 박차를 가할 수 있다"면서 "장기적인 관점에서 기업가치 제고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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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포스코의 지주회사 전환을 예로 들며 "KT의 논리는 통신이 아닌 비통신 분야에서 가치평가를 제대로 받아보겠다는 것"이라며 "이는 포스코가 철강이 아닌 2차 전지 사업 부문에서 가치 평가를 제대로 받고 싶다는 논리와 일맥 상통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는 부차적인 문제이고 이를 통해 어떤 식으로 주주에게 더 큰 이익을 환원해줄 것인가 그 부분에 답을 줘야 주가도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