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그룹주, 시총 '2조' 가까이 증발

데이터센터 화재 후 첫 증시서 카카오 그룹 상장사 모두 하락세

인터넷입력 :2022/10/17 16:42    수정: 2022/10/17 16:44

데이터센터 화재로 지난 주말 카카오톡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가 마비된 가운데, 대부분 서비스가 정상화된 17일 카카오를 비롯한 그룹주 모두 하향곡선을 그리며 장을 마감했다. 그룹사 시가총액은 전 거래일 대비 2조원 가까이 증발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카카오 주가는 지난 14일 종가 대비 5.93% 떨어진 4만8천350원을 기록했다. 카카오페이와 카카오뱅크는 각각 4.16%, 5.14%씩 감소했다. 코스닥 상장사 카카오게임즈의 경우 전일 대비 2.22% 하락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4일 4개사 시가총액은 약 39조1천660억원으로 40조원에 달했는데, 이날 종가 기준 시총은 2조원가량 감소해 37조1천99억원으로 줄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지난해 말 11만~12만원대로 형성한 카카오 주가는 올 들어 경영진 ‘모럴헤저드’, 사모펀드 매각 이슈 등으로 연신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같은 기간(10월18일, 12만1천500원)과 비교했을 때 60% 넘게 급락했다.

카카오에선 올 초 지휘봉을 잡은 남궁훈 대표가 나서 자사주 매입과 주가 15만원 달성 전까지 법정 최저임금만 받겠다고 선언한 데 이어,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도 같은 행보를 보이는 등 주주가치 제고를 꾀했지만 투자 심리를 자극하진 못했다.

업계 안팎에선 금번 서비스 장애 여파로 증권시장 내 카카오 그룹주에 대한 타격이 지속될 것으로 봤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사실상 국민 전체가 이번 사태로 인해 불편함을 겪었고, 카카오 여러 플랫폼 서비스 브랜드 프리미엄이 퇴색했다”며 “성장 동력 확보에 있어, 광고와 커머스 영역 확장에 불필요한 제동이 걸린 건 사실”이라고 분석했다.

카카오 손실 규모는 200억원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이선화 KB증권 연구원은 “단순 피해 규모를 추산하면, 220억원가량으로 예상된다”면서 “현재 카카오가 서비스 복구에 총력을 다하고 있으며, 피해 보상 청구와 보험 가입 여부 등 추후 소통 여부에 따라 파악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김진우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피해 보상 범위를 유료서비스 이용자로 가정하면, 영업이익에 미치는 영향은 약 마이너스(-) 120억원 수준으로 추정된다”면서 “톡채널과 카카오페이 등 연결 사업자 판매액 보상까지 이어진다면 구체적으로 산정하긴 아직 어렵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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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15일 오후 3시33분께 경기 성남시 판교 SK C&C 판교캠퍼스 데이터센터 지하3층에서 화재가 발생해 카카오톡과 포털 다음(DAUM), 카카오T(택시·대리) 등 카카오 대다수 서비스 접속이 장애를 일으켜 전 국민이 불편을 겪었다. 서비스는 전날 오후 9시50분께 기점으로 대부분 복구됐다.

카카오는 홍은택 대표를 주축으로 비상대책위원회를 꾸려, 원인 규명과 피해자 보상 정책을 수립하겠다는 방침이다. 피해 접수는 이번 주로 예정했다. 홍 대표는 “강도 높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함과 동시에 사고로 피해를 본 이용자를 위한 보상책을 준비할 계획”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