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또 다시 멈춰 선 카카오

데이터센터 화재에 카카오 주요 서비스 먹통..."재발 방지 약속 꼭 지켜야"

기자수첩입력 :2022/10/16 09:34    수정: 2022/10/16 16:04

2022년 10월15일 오후, 성남 판교에 위치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국민메신저’ 카카오톡 등 카카오 주요 서비스들이 일제히 멈췄다. 

카카오톡, 카카오T(택시), 다음 뉴스, 카카오맵 등 카카오가 서비스 하는 생활과 밀접한 서비스들이 모두 먹통이 됐다. 데이터센터 한곳에서 발생한 사고인데, 재난에 가까운 서비스 장애가 10시간 넘게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불편과 불만은 폭발했다.

왜 그럴 수밖에 없었는지, 회사는 데이터센터의 화재 진압과 전원이 복구되기만을 간절히 기다렸다. 서비스 정상화에 달리 손 쓸 도리가 없다는 듯. 그 사이 일반 이용자들도 애가 탔지만 카카오톡, 카카오T 등의 서비스와 생계가 연계된 자영업자들의 속마음은 더 타 들어갈 수밖에 없었다.

카카오톡은 과거에도 서비스 장애로 이용자 불편을 초래한 전례가 여러차례 있었다. 이번 카카오 서비스의 ‘블랙아웃’ 사태는 대형사고가 발생하기 전, 그와 관련된 수많은 경미한 사고와 징후들이 반드시 존재한다는 ‘하인리히 법칙’과 잘 맞아 떨어진다.

불편을 제대로 겪은 이용자들은 ‘올인원’ 서비스의 부작용을 몸소 체감했다. 카카오의 주요 서비스들을 하나의 계정으로 편하게 이용했던 사용자와 자영업자들은 대체제가 필요하다는 것에 눈을 떴다. 나아가 카카오톡, 카카오T 말고도 이용할 수 있는 비슷한 다른 서비스들도 많은데 왜 그동안 하나의 서비스에 ‘올인’ 했었는지 새삼 깨달았다. '누구나 사용한다는 보편성 때문에 당장의 편리함을 택한 건 아닌지' 하는 반성과도 같은 생각 말이다.

SK C&C 데이터센터 화재는 카카오의 민낯을 드러내며 주요 서비스들에 ‘작은 틈’을 벌렸다. 큰 구멍까지는 아니겠지만 적지 않은 이용자들이 다른 서비스로 눈을 돌릴 가능성을 만들었다. 그 틈을 본 네이버는 “끊김없는 ‘라인’으로 오라”는 식의 광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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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시간 서비스 장애에 카카오 남궁훈 홍은택 각자 대표는 "이번 화재 원인을 명확히 규명하고, 현재 입주해 있는 데이터센터 업체에 사고 원인을 전달해 안전 점검·사고 예방 조치를 다시 한번 확인할 예정"이라며 "향후 이런 사건이 발생하더라도, 불편을 최소화하고 빠르게 서비스를 평소와 같이 이용하실 수 있도록 다양한 기술적 재발 방지책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

과거 카카오톡 먹통 사태 때마다 카카오는 비슷한 사과와 약속을 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카카오에 대한 이용자의 불신이 더 커지기 전에, 더 많은 이용자들이 대체 서비스를 클릭하기 전에 이번엔 특히 더 회사의 정확한 원인 규명과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사고였으므로 나름의 억울함도 크겠지만 일은 이미 벌어졌고, 이제 카카오의 빠르고 진실된 수습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