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올해 1000억원 이상 펀드를 조성하겠습니다."
이병진 과기정통부 디지털콘텐츠과장은 13일 서울 코엑스 B홀에서 열린 '글로벌 메타버스 콩그리스 2022' 컨퍼런스에서 '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주제로 강연하며 이 같이 밝혔다. 1000억 원 중 600억원은 정부 출자금이고 나머지 400억원은 민간 출자를 유도한다.
메타버스가 미래의 경제·사회 혁신을 이끌 신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밝힌 이 과장은 "오늘날 메타버스는 현실과 가상의 경계가 허물어지며 가상세계의 경험이 현실세계의 경제·사회·문화 활동과 상호 연결되는 개념으로 확장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 ICT 생태계가 PC에서 스마트폰 중심으로 전환됐듯이 메타버스가 새로운 패러다임 변화를 불러올 플랫폼으로 인식받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 2000년대는 일방향 정보 전달의 웹1.0시대로 서버와 클라이언트로 구성된 PC 중심이였다. 이어 2010년대는 양방향의 참여와 소통을 강조한 웹2.0시대로 스마트폰이 주력 디바이스였다. 2020년대는 웹3.0시대로 가상융합공간과 탈중앙화에 방점을 두며 메타버스가 새로운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이 과장은 메타버스가 기술적으로 XR(AR과 VR)과 DT(디지털 전환), DNA(데이터, 네트워크, AI),블록체인이 결합한 것이라면서 "다양한 ICT 기술이 복합 적용 및 구현돼 경제사회 전반에 적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메타버스 오피스, 메타버스 근무제도 등 원격기술을 활용한 일하는 방식 변화로 메타버스가 탄소배출 감소에도 기여한다고 해석했다.
메타버스 국내외 시장동향에 대해서는 "인프라 기술 발전과 사용자·애플리케이션 증가 등으로 글로벌 메타버스 시장에 대한 투자가 증가하고 메타버스 표준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됐다"고 내다봤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올 6월 내놓은 보고서에서 메타버스 시장 규모가 올해 0.2~0.3조 달러에서 2030년 4~5조 달러로 팽창할 것으로 예상했다. 투자 동향을 보면 올해 1~5월 각종 기업과 벤처캐피털, 사모투자사들이 메타버스에 투자한 금액이 1200억 달러 이상이다. 이는 2021년 투자액(570억달러)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규모다. 여기에 메타(옛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등 37개 글로벌 빅테크 기업이 창립멤버로 참여한 메타버스 표준 포럼이 올 6월 결성되기도 했다.
이 과장은 "글로벌 빅테크는 자사의 기술 및 서비스 역량을 집중해 독자적 메타버스 플랫폼 생태계 구축 경쟁에 돌입했다"면서 "우리기업들도 기업간 협업, 투자유치 등을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을 위한 차별화한 서비스 개발 출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실제 메타는 메타버스를 구현하는 디바이스, 플랫폼, 콘텐츠에 이르기까지 사람들을 연결하고 소통하는 세계를 구축중이고 마이크로소프트도 새로운 업무 환경 안착과 생산성 향상 수단으로 메타버스를 접근, 산업과 연계한 기업 지원 서비스 를 준비하고 있다. 구글은 모바일 플랫폼 생태계 장악력을 기반으로 차세대 신기술 연구 및 AR 디바이스 출시로 이용자 경험 중심 서비스를 마련중이다. 국내 기업도 네이버, 카카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이 생태계 구축과 서비스를 준비중이다.
정부도 메타버스 산업활성화에 나섰다. 올 1월 범 정부 종합대책을 수립해 '디지털 신대륙, 메타버스로 도약하는 대한민국'을 비전으로 2026년까지 글로벌 시장 점유율 5위, 누적 전문가 4만명 양성, 공급기업 220개 육성이라는 계량적 목표를 제시했다. 이어 지난달 28일 발표한 '대한민국 디지털 전략'에서 세계 최고의 디지털 역량 등 5대 전략을 발표하며 10대 메타버스 프론티어 프로젝트 추진 등을 밝혔다.
이 과장은 과기정통부가 시행하고 있는 주요 정책도 소개했다. 먼저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이다. 이는 메타버스 도시, 생활경제형 메타버스, 산업융합형 메타버스 등 3개 부문에서 진행중이다. 이중 '메타버스 도시'는 통합플랫폼을 개발하고 지역특화 서비스,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을 메타버스로 구현한다. 또 '생활경제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은 비주얼 코딩 기반으로 고자유도 3D 콘텐츠 창작도구와 스튜디오개발과 개방형 교육 및 미디어 플랫폼 개발에 역점을 둔다. '산업융합형 메타버스 플랫폼' 개발은 제조와 의료, 컨벤션, 공공 등 4개 산업 분야에서 이뤄진다.
메타버스 인력 양성을 위한 아카데미 운영과 재직자 교육도 시행하고 있다. 여기에 고급인력 양성을 위한 메타버스 융합 대학원도 KAIST와 서강대 등 두 곳을 선정했다. 이 과장은 "앞으로 10개로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KAIST의 경우 '포스트 메타버스 연구센터'를 만들어 메타버스 강의실, 공동 스튜디오 등 산학협력 플랫폼으로 활용할 수 있게 개방할 예정인데 2027년까지 110명의 고급인재를 양성한다. 서강대는 PIP 교육을 통해 실전통합 전문성 강화로 2027년까지 330명의 고급인재를 배출한다.
정부는 지역 메타버스 생태계 활성화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전국에 13개소 XR제작거점센터가 있는데 이 과장은 "수도권, 충청권, 동북권, 호남권, 동남권에 메타버스 허브를 구축, 메타버스 기술의 지역 특화산업 접목과 실증을 지원하는 초광역권 메타버스 허브를 구축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망 전문기업을 발굴하고 콘텐츠 개발을 지원하겠다"면서 "글로벌 역량강화에도 힘써 초기진입기업이 중기도약기업, 선도전문기업으로 이어지는 성장을 달성하도록 돕겠다"고 덧붙였다.
메타버스 활용 과 저변확대를 위해 시공간 제약없이 원격지에서 효율적으로 일하는 '메타버스 노마드 시범사업'도 추진한다. 이 과장은 "10월중 참가기업을 모집하고 연내 환경을 구축, 내년부터 본사업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또 메타버스 참여자가 안전하고 신뢰감을 갖고 이용할 수 있게 자율규범 형태의 메타버스 윤리원칙도 연내 수립할 예정인데 이 과장은 "현재 초안이 나왔다. 3대 지향가치와 8대 실천운동으로 이뤄졌다"면서 "연말까지 최종안을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초안이 규정한 8대 실천운동은 ▲진실한 자아 실현 ▲능동적·자발적 동기 참여 ▲우호적·협력적 상호작용 발산 ▲가상공간 내 사적 영역 존중 ▲공정성 ▲개인정보와 정보주체의 권리 보장 ▲다양성 존중과 접근성 증진 ▲지속가능한 메타버스 구현을 위한 노력 등이다.
메타버스와 관련합 법제도와 관련해 이 과장은 "규제 이슈를 80건 발굴했다"면서 "관계부처 협의 및 안건 보완 후 연내 규제혁신 로드맵 2.0을 만들겠다"고 소개했다. 메타버스 관련 법안은 올 1월 김영식 의원이 '메타버스산업 진흥 법안'을, 조승래 의원이 '가상융합경제발전 및 지원 법률안'을, 이어 9월에는 허은아 의원이 '메타버스산업 진흥법안'을 각각 내놨다.
과기정통부는 지난 7월 15일 정부 국정과제 효율적 이행과 민관 소통 강화를 위해 메타버스 경제활성화와 민관 TF를 출범시켰는데 이 과장은 메타버스 가치와 기대효과에 대해 세 가지를 꼽으며 "기술력 바탕의 메타버스 플랫폼 경제 창출, 누구나 혁신을 꿈꾸며 성장할 수 있는 기회의 통로 확대, 새로운 세상의 기준이 되는 글로벌 모범국가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