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탈원전, 탈원전"…산업부의 도 넘은 탈원전 책임론

산업부, 한전 경영악화·전기요금 인상 등 에너지문제 원인으로 탈원전 지목…"산업부 에너지정책 실책 전가하는 꼴"

디지털경제입력 :2022/10/05 17:59

동절기 에너지 수급난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전력의 경영 악화, 전기 요금 인상까지 국내 에너지 정책에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무리한 탈원전 정책을 주요 원인이라고 항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이같은 산업부의 탈원전 책임론이 도를 넘어섰다는 비판도 이어지는 양상이다.

이창양 산업부 장관은 지난 4일 국회에서 열린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산업부 국정감사에서 올해 한전 적자 원인을 묻는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원자력 같은 싼 에너지원 비중이 높았더라면 (원유·가스 등) 비싼 에너지를 덜 샀을 수 있었다고 보고 있다”고 답했다. 사실상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이 현재의 에너지 위기 상황 시발점이라고 해석했다.

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 질의에 답하던 중 마스크를 만지며 생각에 잠겨 있다.(공동취재사진=뉴시스)

새 정부 들어 산업부는 줄곧 탈원전을 에너지 정책 실패의 방패막이로 삼아왔다. 이창양 장관은 지난 5월 인사청문회에서 "탈원전의 급속한 추진으로 원전 생태계나 전력 수급 안정성에 우려가 생겼다"고 직격했다.

산업부의 탈원전 책임론은 기자 간담회에서도 지속됐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지난 6월 출입 기자 간담회에서 "탈원전이라는 도그마가 있어서 전기요금을 어느 정도 인상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은 해도, 전기요금을 올리면 탈원전 때문에 올랐다는 생각하게 되니까 억누른 부분도 있었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산업부는 4분기 전기요금 인상을 발표하면서 탈원전 정책이 원전 석탄등 저원가 발전원 중심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등 고원가 발전원 중심으로 전환시켰으며 이에 전력 공급 비용이 구조적으로 증가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산업부는 탈원전을 에너지 위기의 근본 원인으로 지적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특히 한전의 전력 요금 인상과 더불어 에너지 수급난 등은 국제 정세와 얽혀 복잡한 설명을 필요로 한다.

실례로 지난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한전 적자가 가중됐다는 산업부 주장은 실제와 상이한 지점이 있다. 지난 정부는 2017년에 짓고 있던 신한울 원전 3·4호기 건설을 중단한 것 외에 탈원전 정책을 강력하게 펼치지 않았다. 실제 국내 원전 발전량은 지난 2017년 14만8천427GWh에서 2021년 15만8천15GWh로 오히려 증가했다. 물론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나 탄소배출권거래제(ETS) 등으로 일정 부분 탈원전의 영향이 미쳤을 수 있지만 탈원전 정책 하나로 한전 경영이 악화했다고 보기는 어렵다.

월성 원전 1호기. (사진=뉴스1)

특히 산업부는 최근 동절기 LNG 수급,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등 에너지 상황이 총체적인 위기로 떠오르자 탈원전을 무조건적인 원인으로 지목하며 책임 소재를 전가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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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천구 인하대 에너지자원공학과 교수는 "한전을 비롯해 현재 벌어지는 에너지 위기는 산업부가 과거부터 에너지 계획 등으로 대비하지 못한 영향이 크다"면서 "10년 전부터 석유나 가스 등 에너지 공급망을 확보해 놨으면 지금과 같은 사태가 벌어지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강 교수는 이어 "과거부터 산업부의 에너지 정책 자체가 총체적으로 잘못된 방향으로 흘러가는데 자꾸 탈원전이 모든 에너지 문제의 원인처럼 지적하는 건 에너지를 정쟁화 시키는 꼴"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