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정의 소프트뱅크 그룹 회장이 1일 방한했다. 손정의 회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삼성전자와 영국 반도체 설계자산(IP) 기업인 ARM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1일 재계에 따르면 손정의 회장은 오늘 오후 3시경 김포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손 회장이 한국에 방문한 것은 2019년 7월 이후 3년만이다. 손 회장은 약 일주일간 한국에 머무르는 동안 이재용 부회장을 만나 ARM 인수를 제안할 전망이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달 21일 해외출장 후 귀국하는 자리인 김포공항에서 ARM 경영진과 회동했는지에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ARM을 만나지 않았다"라며 "다음달에 손정의 회장께서 서울에 오셔서 우선 제안을 하실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손 회장은 삼성전자를 ARM 인수의 유력한 후보자로 보고 이 부회장을 직접 만나는 것으로 보인다.
통상적으로 기업은 인수 계약을 체결하기 전까지 추진 과정을 비밀리에 진행하고 외부에 알리지 않는다. 그럼에도 삼성전자 총수이자 최고 의사결정권자인 이 부회장이 취재진에 ARM 인수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업계는 삼성전자가 ARM 인수에 대한 의지가 높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ARM은 컴퓨터의 중앙처리장치(CPU),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 반도체 설계 핵심기술을 보유한 기업이다. 특히 전세계 스마트폰 시장에서 ARM은 90% 점유율 차지할 정도로 반도체 시장에 영향력이 크다.
ARM은 일본 소프트뱅크가 75% 지분을 보유하고 있으며, 나머지 25% 지분은 자회사인 비전펀드가 갖고 있다. 현재 ARM 몸 값은 약 70조원, 최대 100조원으로 평가받는다. 삼성전자가 보유한 현금은 약 125조원으로 ARM을 독자적으로 인수할 자금은 충분하다.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ARM을 단독 인수 보다는 컨소시엄을 형성해 지분 투자를 추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규제당국의 반대로 인수가 실패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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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엔비디아는 2020년 9월 400억달러(당시 약 47조원) 규모의 ARM 인수 계약을 맺었으나, 반독점 규제로 미국과 영국 등 주요 규제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하면서 올해 초 인수가 불발된 바 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인텔, SK하이닉스, 퀄컴 등도 ARM 인수 의사를 밝혔다. 이에 이들 업체들이 컨소시엄을 형성해 ARM 공동인수를 추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