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태형 "세 아들 살해한 아내, 아직 이유 몰라"

생활입력 :2022/09/23 10:50

온라인이슈팀

배우 김태형이 아내가 자신의 세 아들을 살해한 이후의 심경을 밝혔다.

지난 22일 방송된 MBN '특종세상'에서는 중견배우 김태형의 근황이 공개됐다. 지난 1986년에 데뷔한 김태형은 2012년 아내가 아들 세 명을 살해한 사건 이후 자취를 감췄다.

[서울=뉴시스] '특종세상' 김태형. 2022.09.23. (사진=MBN '특종세상' 영상 캡처)

이날 10년 만에 모습을 드러낸 김태형은 "때만 되면 공황장애가 몰려온다. 몸이 기억한다"고 말했다. 아이들에게 편지를 쓴다고 밝힌 그는 "천국에서 만나자고. 열심히 살아야 한다. 제가 지옥 가면 못 만나니까"라고 말하며 눈물을 흘렸다.

김태형은 "자의적으로 연기 활동을 그만둔 건 아니다. 이제 제가 개인 가족사가 있어서 좀 사람도 기피하게 되고 그런 상황이었다. 그때 공황장애도 오고 운전을 하면 매일 다녔던 길인데도 엉뚱한 길로 가서 '여기가 어디지?' 이랬다. 그때 안 되겠다 싶어서 운전도 못 하고 그 정도로 상당히 공황 상태에 있었다"고 과거를 돌아봤다.

이어 "세 아들 영진이, 영범이, 영건이 진짜 딱 10년 됐다. 10년 전 8월에 잃어버리고 제가 한 3년 정도는 정말 큰 방황을 했던 거 같다"고 덧붙였다.

김태형은 피해자 아내에 대해 "좋은 엄마였다. 제 기억으로 아이들한테 잘해주고 자기가 사치를 한다든가 그런 거 없이 아이들한테 정말 잘해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데 어느 날부터 조금 아이들을 대하는 게 좀 거칠어지고 짜증도 많이 내고 그건 제가 느꼈다"며 변한 아내의 모습을 설명했다.

김태형은 "어느 날 저한테 아이들하고 바람 좀 쐬고 오겠다. 그러고 이제 아이들을 데리고 나가고 돌아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 후 아내와 연락이 안 되자 경찰에 가출 신고를 했다고 말했다. 일주일 후 경찰이 경기도 한 모텔에서 아내를 찾았다고 했고 아이들은 잘못됐다고 했다고 전했다. 김태형은 "그냥 진짜 패닉이였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 "그때 아이들이 엄마하고 같이 나가는 그날부터 찾아서 장례 치르는 날까지 정확히 열흘 걸렸다. 그 열흘을 아무것도 안 먹고 술만 먹었다. 그 정도 되니까 내가 스스로 극단적인 선택을 안 하더라도 한 이틀만 더 먹으면 그냥 가겠더라. 그 정도 상태였다. 뭘 생각하고 말고 그런 게 없고 그냥 끝내는 거만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김태형은 아내가 왜 아이들을 살해했는지 아직 이유를 모른다고. 그는 "그건 지금도 모른다. 그리고 수사기관에서도 정확히 밝혀내지 못했다. 기자들이 그냥 쓰기 좋은 말 가십 거리 좋지 않나. 생활비가 부족해서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이렇게. 그것만큼은 또 견디지 못하겠더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특종세상' 김태형. 2022.09.23. (사진=MBN '특종세상' 영상 캡처)

또 김태형은 "제가 면회를 갔다. 저도 궁금하니까 그리고 너무 황당하고 그래서 근데 면회를 거절하더라. 면회를 거절하면 그 사람을 만날 길이 없다. 그래서 편지를 썼다"면서 "지나고 생각해 보니 그 사람도 어찌 보면 그게 무슨 그 사람한테 인생의 날벼락이냐. 물론 본인이 직접적인 죄를 지었지만 용서하고 말고 그런 거는 내 마음에서 떠난 지 오래다. 증오가, 그런 응어리가, 그런 분노가 떠났다. 제가 할 수 있는 얘기는 그거밖에 없다. 제가 용서한다는 건 언어유희다. 사람이 할 수 있는 건 용서를 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견디는 거다"고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는 "큰아이가 여덟 살, 둘째 아이가 여섯 살, 셋째 아이가 세 살이였다. 그렇게 뭐 속을 썩이거나 너무 어린 나이였으니까 저한테는 기쁨만, 행복함만 주고 갔으니까 제가 더 미안하다. 해준 건 아무것도 없는 거 같은게 그 기억과 추억은 이만큼 남아 있으니까"라고 말했다.

관련기사

끝으로 김태형은 아이들을 보낸 곳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는 "아빠가 열심히 살다 너희들 만나러 갈게. 반드시 기다려. 아빠 갈게"라고 말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제공=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