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규제 기조' 尹정부, 빠르고 유연한 의사결정 필요"

코스포·기재부 주최 '디지털이코노미포럼 2022'서 규제 혁신 방안 논의

인터넷입력 :2022/09/22 17:36    수정: 2022/09/23 10:34

“기업들이 새로운 아이디어를 토대로 혁신할 때 특히, 정부 역할이 크다. 업계와 적극적으로 소통하며 (규제에) 대응하길 바란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

“정부는 빠르게 움직이고 의사결정해야 한다. 타국 사례를 통해 배울 점도 많다. 한국 정부가 유연하게 시장 변화를 받아들였으면 한다.” (마이크 오길 우버 아시아태평양 정책 총괄)

22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디지털이코노미포럼(DEF) 2022’에서 정부, 업계 관계자들은 바람직한 규제 환경을 마련하기 위한 토론의 장에서 이렇게 말했다. 윤석열 정부가 ‘플랫폼 자율규제’ 도입을 국정과제로 내세운 가운데, 정부에서도 여러 지원책을 내놓으며 산업 발전에 이바지하겠다는 방향이다.

이날 DEF 2022에선 ‘혁신 친화적 규제환경 구축방안’을 주제로 논의가 오갔다.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를 좌장으로 배달의민족(배민) 운영사 우아한형제들의 이현재 이사와 마이클 오길 우버 아시아태평양 정책 총괄, 김범석 기재부 정책조정국장이 참석했다.

현 정부 자율규제 기조를 두고, 김범석 국장은 “민간이 주도하는 규제 개혁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기재부에선 실제 수요가 많은, '덩어리 규제'를 해소하기 위해 경제규제개혁 태스크포스(TF)를 꾸리며 대처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국장은 “디지털 경제 시대에 규제 환경은 급변하고 있다”면서 업계와의 지속적인 대화에 무게를 뒀다.

22일 코리아스타트업포럼과 기획재정부가 주최한 ‘디지털이코노미포럼(DEF) 2022’에서 '혁신 친화적 규제환경 구축방안'을 주제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미국 우버의 성공 사례도 제시됐다. 마이크 오길 총괄은 “싱가포르에 처음 우버를 도입할 당시, 기존 택시 산업을 와해할 것이란 우려가 있었다”면서 “당시 싱가포르 정부는 운전자 안전과 소비자 편의 제고 등 실효성에 초점을 맞췄고, 결국 현지에서 합리적인 모빌리티 플랫폼 생태계가 조성됐다”고 했다.

마이크 오길 총괄은 “뉴욕에서도 (우버와) 거대한 택시 산업간 충돌, 공존에 대한 염려가 있었지만 근래 기사들이 우버를 활용해 수익 창출을 일궈내고 있다”며 “한국 정부에서도 이처럼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신구(新舊) 산업 간 공생 가능한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범석 국장은 최근 택시 승차난과 맞물려, 재작년 국회가 통과시킨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개정안(타다금지법)’을 언급하면서 “누구를 위한 규제였는지 짚어봐야 한다”면서 “자율규제 모델이 성공해야 하는 이유”라고 부연했다.

자율규제가 자칫 여러 이해관계자 요구를 수용하는 창구에 지나선 안 된다는 의견도 나왔다.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는 “산업 성장은 물론, 글로벌 시장 내 새로운 이정표를 꽂아야 하는 현시점에서 (자율규제 방향에 따라) 성토의 장으로 변질할 수 있다”며 “정부가 새로운 디지털 경제 산업 발전을 위해, 좋은 아이디어에 귀 기울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왼쪽부터 김범석 기획재정부 정책조정국장, 마이클 오길 우버 아시아태평양 정책 총괄, 이현재 우아한형제들 이사.

여러 주무부처간 중복 규제에 대한 개선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의 경우 입점업체 식당 관리에 있어 각각 식품의약품안전처 인허가번호와 국세청 사업자번호가 필요한데, 실제 전국 수십만 가게 운영 여부를 판단하려면 중첩된 두 정보를 모두 살펴봐야 한다. 이현재 이사는 “아직 혁신 스타트업이나 플랫폼 기업만 오롯이 관리하는 컨트롤타워 기관이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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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감 있는 규제 전환을 위해선, 정부와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김범석 국장은 “정부가 혁신하며 사회적 부작용을 감내하는 방향으로 가야 하는데, 독단적인 노력만으론 쉽지 않다”며 “업계가 나서 비용, 편익, 효용성 등에 대해 견해를 공유하는 등 정부와 소통해야 한다”고 했다.

이현재 이사는 “내수 시장을 넘어, 글로벌 기업들과 경쟁하는 상황 속에서 우리 기업들은 비용보다 시간과 싸우고 있다”면서 “해외 기업들 대비 뒤처지지 않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주는 것도 중요하다”고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