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GM·포드, LG엔솔·SK온에 '수위' 높은 배터리 기술 요청

'IRA법' 통과 후 수차례 기술 공개 요청…소재 원산지, 국가별 원산지 비율과 공개하기 어려운 기술 포함

디지털경제입력 :2022/09/14 16:24    수정: 2022/11/15 21:59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Inflation Reduction Act)' 통과 이후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완성차 업체가 국내 배터리 업계에 여러차례에 걸쳐 배터리 기술을 공개 요청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배터리 업계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GM과 포드는 각각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전기차용 배터리 공정 과정 기술 일부를 요청했다. 한 관계자는 "IRA 법안 이후 수위 높은 배터리 기술 공개 요청이 몇 차례 있었다"면서 "표면적인 이유는 안정성 등 리콜 때문이라고 하지만 시기상 미묘한 지점이 있다"고 귀띔했다.

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의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 공장 건설 현장.

GM과 포드는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에 배터리 소재 원산지, 국가별 원산지 비율, 니켈 원광 기술과 공개하기 어려운 몇 가지 배터리 제조 기술력에 대한 요청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 배터리 합작사인 '얼티엄셀즈'를 설립한 바 있다. SK온 역시 포드와 '블로오벌SK'를 설립하고 미 현지에서 공장 건립을 준비 중이다. 앞서 지난 4월 두 기업은 완성차 기업과 합작법인 설립 과정에서 배터리 기술력을 한 차례 공유한 바 있다.

당시 배터리 기술 공유는 합작사 설립 과정에서 통상적인 범위 내의 기술 공유였으나 이번 GM과 포드의 기술 요청은 상대적으로 고급 기술에 해당하는 범위까지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IRA 법안 통과 이후 미 완성차 업체에서는 세액공제와 관련해 당국에 심사를 받아야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정상적인 절차라고 볼 수 있는 여지도 있다"고 설명했다.

SK온 글로벌 생산기지 현황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는 "합작사 설립부터 배터리 생산 기술은 배터리 제작업체의 고유의 권한으로 양사간 동의가 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SK온 관계자 역시 "조인트벤처 설립 과정에서 완성차 업체와 준비해야할 사안이 많다"면서 "이러한 범위 내의 요청일 것으로 보인다"고 답했다.

다만 배터리 제조 기술은 국가핵심기술이기 때문에 이들 기업의 합의만으로 함부로 공유할 수 없다. 산업통상자원부와 국정원 등의 유권해석을 거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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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주요 완성차 업체가 최근들어 국내 배터리 기업에 많은 압박하고 있어 배터리 업체들이 쉽게 대응하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산업부는 14일 제40회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개최하고 이차전지 기술은 국내 산업 경쟁력의 근간이며 해외유출시 국내 산업경쟁력과 국가안보에 부정적 영향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이차전지 분야의 핵심기술 수출을 불허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