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요금제 다각화에 대한 요구가 높아지는 가운데 일각에서 특화요금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일반요금제와 가격 차이가 크지 않은데다 LTE에 비해 요금제 구성이 적어 선택지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지난 7월 말 기준 국내 5G 가입자 수는 2천513만2천888명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2.2%인 54만6천390명이 증가한 숫자로, 국내 5G 가입자는 전체 이동통신 가입자 중 33.3%를 차지한다.
그동안 5G 요금제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윤석열 정부도 출범 초기 '새정부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며 통신비 부분에서 "어르신과 청소년의 특성에 맞는 5G 요금제 출시를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더 저렴한 특화요금제가 출시될 수 있도록 확장을 독려하겠다는 구상이다.
최근 통신 3사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24GB~31GB 사이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중간요금제를 선보였다. 다만 아직 특화요금제 부분에 있어서는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 통신 3사 특화요금제 살펴보니
특화요금제란 어린이, 청소년, 노인 등 다양한 연령과 계층에 특화된 요금제를 뜻한다. 통신 3사 모두 LTE보다 5G에서 적은 가짓수의 특화요금제를 선보였다.
SK텔레콤의 5G 특화요금제는 청소년요금제 1종과 어린이요금제 2종, 복지요금제 2종 등 총 5종으로 구성돼 있다. 만 65세 이상을 대상으로 하는 어르신요금제는 제공하지 않고 있다. LTE의 경우 복지요금제 6종, 청년요금제 3종, 청소년요금제 9종, 어르신요금제 6종으로 총 24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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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는 5G 복지요금제 3종, 청소년요금제 2종, 청년요금제 4종을 선보였다. LTE의 경우 복지요금제 2종, 청소년요금제 2종, 청년요금제 2종, 어린이요금제 4종, 어르신요금제 4종 등 14종으로 세분화돼 있다.
LG유플러스는 5G에서는 어르신요금제 1종과 청소년요금제 4종, 복지요금제 2종을 마련했다. LTE 특화요금제의 경우 복지요금제 2종, 청소년요금제 8종, 어르신요금제 4종이다.
■ 언택트 요금제가 청소년요금제보다 저렴
특화요금제의 경우 특정 소비자를 타깃으로 하는 만큼 가격이 일반요금제에 비해 저렴할 것이라는 인식이 크다. 조사 결과 특화요금제의 가격이 일반요금제에 비해 크게 저렴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소년요금제보다 최근 통신 3사가 출시한 언택트 요금제가 더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신 3사의 복지요금제는 모두 일반요금제와 가격이 같았다. SK텔레콤의 '5G 행복누리 레귤러'는 데이터 110GB를 제공하며 가격은 6만9천원이다. KT의 '5G 심플 복지'도 110GB를 제공하며 6만9천원, LG유플러스의 '5G복지75'는 150GB 제공에 7만5천원으로 책정됐다. 같은 양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일반요금제와 동일한 가격이다.
SK텔레콤의 청소년요금제는 일반요금제와 데이터 단가가 같았으며, T다이렉트샵 요금제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SK텔레콤의 '0틴5G'는 데이터를 9GB 제공하며 가격은 4만5천원이다. SK텔레콤의 일반요금제인 '5G 슬림'의 경우 데이터 11GB를 제공하며 가격은 5만5천원이다. 두 요금제 모두 1GB 단가를 5천원으로 계산할 수 있다.
특히 T다이렉트샵 전용 요금제인 '5G언택트42'는 4만2천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고 있어 청소년요금제보다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5G언택트42 가입자는 0틴5G 가입자에 비해 요금은 3천원 저렴하고 데이터는 15GB 많이 이용할 수 있다.
KT와 LG유플러스도 언택트 요금제가 더 저렴한 것으로 조사됐다. KT의 언택트 요금제인 '다이렉트44'는 월 4만4천원에 데이터 30GB를 제공한다. KT의 'Y틴' 요금제는 4만7천원에 데이터 10GB를 제공해, 다이렉트44에 비해 가격은 비싸고 데이터 제공량은 적다.
LG유플러스의 '5G다이렉트44'와 '5G다이렉트34'는 각각 월 4만4천원에 데이터 31GB, 월 3만4천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한다. LG유플러스의 '5G 라이트 청소년' 요금제는 월 4만5천원에 데이터 8GB를 제공한다. 5G다이렉트34 요금제에 비해 5G 라이트 청소년 요금제가 약 9천원 가량 비싼 셈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요금제는 온라인으로만 가입할 수 있는 특수한 요금제로 일반 요금제와 동일 선상에서 비교하기 어렵다"며 "청소년도 자신의 데이터 사용 특성에 맞춰 다양한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알뜰폰 요금제와 청소년요금제 차이 살펴보니
알뜰폰 요금제를 이용하는 게 청소년 특화요금제를 이용하는 것보다 더 저렴하기도 하다. 통신 3사의 청소년 특화요금제를 살펴보면 ▲SK텔레콤 9GB 4만5천원 ▲KT 10GB 4만7천원 ▲LG유플러스 8GB 4만5천원이다.
데이터를 10GB 정도 제공하는 5G 요금제의 경우 통신 3사는 5만5천원이다. 그에 비해 알뜰폰은 8~10GB를 제공하는 요금제가 ▲SK세븐모바일 4만700원 ▲KT엠모바일 3만1천원 ▲헬로모바일 4만800원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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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신 3사는 내부적으로 특화요금제 다각화를 검토 중이다. 업계에서는 특화요금제 출시는 중간요금제보다 업계에 미칠 영향이 적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특화요금제는 특정 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수요가 크지 않아 통신업계에 제한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