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핵융합 발전의 안정성과 성능을 높일 새로운 플라즈마 운전 방식을 발견했다.
한국핵융합에너지연구원과 서울대 공동 연구진은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KSTAR)'의 초고온 핵융합 플라즈마 운전 성과를 분석해 이같은 성과를 올렸다. 이 연구는 8일 학술지 '네이처'에 게재됐다.
핵융합 발전은 태양과 같이 수소 원자의 융합을 통해 막대한 에너지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우리나라는 2007년 초전도 핵융합 연구 장치 'KSTAR'를 구축, 핵융합 기술 개발을 위한 플라즈마 실험을 수행하고 있다. 2021년 이온온도 1억도의 초고온 플라즈마를 30초 동안 연속 운전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지구에서 태양과 같이 핵융합 반응으로 에너지를 만들려면 초고온·고밀도 상태의 플라즈마를 핵융합로에 장시간 안정적으로 가두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한 가장 대표적 플라즈마 운전 방식이 'H-모드(High Confinement Mode)'이다. 도넛 모양의 구조물 안에 초고온 플라즈마를 발생시키고, 자기장으로 초고온 플라즈마가 외부와 접촉하는 것을 막는 토카막 방식 핵융합 장치를 운전할 때 특정 조건에서 플라즈마를 가두는 성능이 2배로 증가하는 현상이다.
하지만 H-모드에선 플라즈마 가장자리의 압력이 임계치를 넘어가 풍선처럼 터지는 플라즈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LM, Edge Localized Mode)이 일어날 수 있다. 이는 핵융합로 내벽에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핵융합 연구자들은 ELM 제어 방법을 연구하는 한편, 더욱 안정적인 플라즈마 운전 모드를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번에 국내 연구진은 KSTAR의 운전데이터 분석과 시뮬레이션 검증을 통해 플라즈마를 가열할 때 발생한 고속이온이 플라즈마 내부의 난류를 안정화시켜 플라즈마 온도를 급격히 높이는 현상을 발견햇다.
연구진은 새로 발견한 이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영역을 'FIRE (Fast Ion Regulated Enhancement) 모드’로 명명했다.
기존 H-모드에 비해 플라즈마 성능이 개선됐으며, H-모드의 단점인 ELM 현상도 일어나지 않아 운전 제어도 쉽다. 미래 핵융합 상용로의 플라즈마 운전 기술 확보를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다. 고속이온에 대한 물리적 이해를 바탕으로 향후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및 핵융합 실증로 운전 기술 개발에 기여할 것이란 기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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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융합연 한현선 박사는 “이번 성과는 플라즈마의 밀도·온도·가둠시간이라는 핵융합 실현의 세 가지 조건 중 특히 온도 측면에 집중해 KSTAR의 가열 성능을 플라즈마 중심부에 집중시키는 새로운 접근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라며 "FIRE 모드와 고속이온에 대한 추가 연구를 통해 KSTAR의 1억도 초고온 플라즈마 운전 성능 및 지속시간도 더욱 향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설명했다.
서울대 나용수 교수는 "FIRE 모드는 예측한 대로 실험이 진행되지 않았던 실패한 실험 결과를 분석하다가 새롭게 얻어진 창의적 결과물로, 한국의 핵융합 연구가 기존과 다른 독창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음을 보여준 사례"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