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네덜란드 정부에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회사 ASML의 반도체 장비 단지 조성에 지원할 것을 약속하며 추가 투자지로 한국을 고려해 줄 것을 요청했다.
정대진 산업통상자원부 통상차관보는 6일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네덜란드대사를 만나 반도체와 원자력 발전, 수소경제 등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정 차관보는 “ASML이 동탄에 조성할 반도체 장비 재제조·트레이닝 센터 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1월 피터 베닝크 ASML 최고경영자(CEO)는 경기도 화성시 ASML 한국지사를 찾아 “2025년까지 동탄에 2천400억원을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동탄2신도시 도시지원시설 용지 1만6천㎡에 1천500명 수용할 수 있는 반도체 단지를 짓기로 했다. 심자외선(DUV)·EUV 트레이닝 센터, 재제조 시설 등을 세울 예정이다.
정 차관보는 “한국 정부는 반도체 투자에 유인책을 준다”며 “추가 투자를 계획할 때에도 한국을 우선 고려해 달라”고 요청했다. ASML은 EUV 노광 장비를 한국에 빠르게 공급하고자 고압가스안전관리법 상 중간 검사 방식을 개선해 달라고 건의했고, 정부는 이를 받아들였다. EUV 노광 장비는 국내 고압가스법에 의한 일반 제조 허가 대상이다. 장비 안에 고압가스 제조 설비가 들어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고압 설비 부분이 특수하다며 네덜란드 국제 공인기관이 검사한 결과를 중간 검사로 대체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한국가스안전공사가 네덜란드에서 중간 검사하고 국내에 장비를 설치하면 완성 검사를 또 하느라 EUV 장비를 국내에 들여오는 데 시간이 걸렸다.
정 차관보는 “한국의 원전 사업 역량과 수소 정책도 뛰어나다”며 “네덜란드와 원전·수소 분야에서도 손잡고 싶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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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너바르트 대사는 “한국 정부가 반도체 산업을 키우고 공급망을 안정하려는 의지를 안다”며 “정부는 물론 기업·연구기관까지 반도체 분야에서 협력하자”고 화답했다. 이어 “원전과 수소 같은 에너지 분야도 함께할 필요가 있다”고 공감했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와의 교역액은 2020년보다 47%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