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이큐글로벌, 반도체 부품 직접 만든다

"수리 역량 살려 직접 개발·생산…좋은 근무 환경서 좋은 제품 나온다"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9/02 17:14

이큐글로벌이 반도체 장비 부품을 수리하던 역량을 살려 직접 부품을 개발해 공급한다.

지난달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있는 이큐글로벌을 찾았다. 회의실·실험실에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부품을 다루고 있었다.

이큐글로벌은 반도체·디스플레이 중고 장비를 유통하는 서플러스글로벌의 자회사다. SK하이닉스에서 고장난 반도체 장비 부품을 수리하다가 2009년 분사했다. SK하이닉스로부터 떨어져 나오고 나서도 협력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공장을 둔 중국 우시에 이큐글로벌도 해외법인을 설치해 수리 물량에 대응하고 있다. 미국 반도체 회사 마이크론테크놀로지가 공장을 운영하는 싱가포르에도 직원을 보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있는 이큐글로벌에 반도체 생산용 부품이 전시돼있다.(사진=유혜진 기자)

"세계적인 반도체 RF 부품 회사"

김한준 이큐글로벌 대표는 “반도체 부품을 고치던 회사가 이제는 직접 생산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며 “누가 보내준 부품만 수리하다가 직접 연구·개발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이큐글로벌은 무선주파수 발생기(RF generator)를 주로 만든다.

김 대표는 “반도체 생태계에 기여한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서플러스글로벌이 사고 파는 반도체 중고 장비를 고치면서 함께 성장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한준 이큐글로벌 대표가 8월 22일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 사옥에서 회사를 소개한 뒤 사진을 찍고 있다.(사진=유혜진 기자)

2025년 매출 500억 목표

아직은 이큐글로벌 매출에서 수리업무가 절반 넘게 차지한다. 반도체 생산 공장에서 장비가 고장 나면 제조사가 직접 고치거나 이큐글로벌 같은 수리 업체가 맡는다. 멀리 떨어진 제조사에 부품을 보내기보다 현지에 있는 전문 수리 업체가 맡으면 시간이나 비용이 적게 든다. 이큐글로벌이 한 해 수리하는 부품은 장비 2천대 물량이다. 현재 연 매출은 200억원이다. 2025년 500억원을 목표로 잡았다.

김 대표는 “이큐글로벌이 국내 RF 부품 수리 업체 중에서 가장 크다”며 “제조사가 다르더라도 회로가 비슷한 공정의 여러 회사 부품을 고치면서 수십 가지 정보를 쌓았다”고 자평했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남사읍에 있는 이큐글로벌은 직원에게 복지 차원에서 삼시세끼 식사를 무료로 준다. 사진은 구내식당 입구(사진=유혜진 기자)

"반도체 인재에게 좋은 근무 환경을"

김 대표는 “반도체 산업은 기술자 싸움”이라며 “인력이 제일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인재가 일하고 싶은 회사를 만들 것”이라며 “승진·성과급 제도를 어떻게 굴릴지, 시설과 복지를 어떻게 개선할지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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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큐글로벌은 서플러스글로벌이 용인에 새로 지은 사옥을 함께 쓰고 있다. 구내식당에서 직원에게 삼시세끼 식사를 무료로 준다. 통근 차량도 운행한다. 이큐글로벌 직원은 95명이다. 이 가운데 중국에 25명, 싱가포르에 7명 있다.

김 대표는 “직원이 100명 가까운 한국 반도체 RF 부품 수리 업체는 이큐글로벌 뿐”이라고 단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