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의 미디어 계열사인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업계는 이번 합병으로 인해 KT의 미디어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KT스카이라이프는 이날, KT스튜디오지니는 다음달 1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양사 합병 안건을 의결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일정을 확인할 수 없지만 그룹 간 검토가 진행되고 있는 건 사실"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앞서 기존에 보유한 채널들을 ENA로 리브랜딩하며 통합의 조짐을 보여왔다. KT는 지난 4월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보유한 채널을 ENA, ENA드라마, ENA플레이, ENA스토리 등 4개로 리브랜딩했다. 현재 ENA와 ENA플레이는 스카이TV가, ENA드라마와 ENA스토리는 미디어지니가 운영하고 있다.
업계는 이번 합병이 KT의 지주형 회사 전환의 일환이라고 보고 있다. 합병이 완료되면 각각의 채널 간 시너지가 강화될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 합병, 어떤 방향으로 이뤄질까
KT는 지주형 회사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다. 사업별 중심회사가 계열사를 거느리는 중간지주사 형태로 사업을 꾸려 50여개에 이르는 계열사를 효율적으로 관리한다는 구상이다. 증권가에서는 KT가 본사를 여러 부문으로 나누고 자회사간 합병, 사업부서 정리 등을 통해 2023년에는 지주형 회사로 본격 전환될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의 합병도 계열사 재배치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스카이TV는 KT가 지분 50%를 보유한 KT스카이라이프가 73.3%의 지분을 갖고 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스카이TV의 지분을 26.7% 보유하고 있다. 미디어지니는 KT스튜디오지니의 100% 자회사다.
업계에서는 KT스카이라이프 아래로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통합되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지난달 김아람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스카이TV와 미디어지니가 합병한다면 그룹사간 역할 갈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스카이TV에 대한 사업적 지배력을 계속 가지고 가며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 ENA 채널 경쟁력 강화, 광고 매출 확대, 경쟁력 있는 콘텐츠 라인업 확보라는 선순환을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KT, 미디어 역량 강화 움직임
최근 KT는 미디어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로 탄력을 받아 실적도 큰 폭으로 개선되며 내부적으로도 고무적인 분위기다.
지난 2분기 실적발표 당시 KT의 콘텐츠 자회사 매출은 2천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4.7% 성장했다. 같은 기간 KT스카이라이프의 매출도 45.2% 증가한 2천542억원을 기록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보였다.
업계에서는 이번 합병으로 합병법인은 물론 KT의 미디어 경쟁력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합병법인의 경우 현재도 ENA 채널을 함께 운영하고 있는 만큼 의사결정이 빨라지고 콘텐츠 교류가 활발해지는 등의 시너지가 생길 수 있다.
관련기사
- KT스튜디오지니 "'우영우', 퀄리티 검증 받는 작품 될 것"2022.06.30
- KT스튜디오지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공개2022.06.29
- KT스튜디오지니, 제작사 점보필름 지분 30% 확보2022.05.24
- "총 1억6천만원 준다"…KT스튜디오지니 시리즈 공모전2022.04.05
업계 관계자는 "스카이TV의 7개 채널, 미디어지니의 5개 채널이 합병되면 12개 채널의 대형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가 탄생한다"며 "채널이 늘어나고, 좋은 콘텐츠를 더 많이 확보할 수 있고 그것이 광고 실적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T 측은 이번 합병설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KT 관계자는 "그룹 차원의 미디어·콘텐츠 사업 성장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구체적인 이사회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선을 그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