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대기에서 산소를 추출하는 실험이 착착 진행 중이다.
미국 MIT 연구진은 화성 표면에서 탐사 활동을 하는 '퍼서비어런스' 로버에 실린 산소 생성 장치 '목시(MOXIE, Mars Oxygen In-Situ Resource Utilization Experiment)가 7번에 걸쳐 산소 생성 실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스(Science Advances)'에 실렸다.
■ 화성 대기에서 산소 생성
MIT 연구진이 미국 항공우주청(NASA)과 협력해 개발한 MOXIE는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산소를 추출하는 장치다. 2020년 발사된 화성 탐사 로버 퍼서비어런스에 실려 화성에서 산소 생성이 가능한지 실험했다. 처음으로 외계 행성에서 현지 자원을 활용해 필요한 자원을 만드는 시도를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MOXIE는 화성 대기의 96%를 차지하는 이산화탄소를 흡수, 필터에서 불순물을 걸러낸 후 압축한다. 이어 이산화탄소를 고체산화물전해조라는 장비로 가열해 일산화탄소와 산소로 분리한다. 산소 이온은 세라믹 멤브레인을 거쳐 산소가 되고, 일산화탄소는 별도의 통로를 따라 배출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산소를 활용, 화성에서 로켓을 발사할 때 추진제 등으로 활용하고 나아가 우주인이 호흡하는 환경까지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유인 화성 유인 탐사, 나아가 화성 기지 건설 등에 필수적이다. 미국 항공우주청(NASA)은 4명의 우주비행사를 태운 로켓을 화성에서 발사하려면 약 25톤의 산소가 필요할 것으로 추산한다.
■ 다양한 조건에서 산소 생성 검증
MOXIE는 2021년 4월 첫 실험에서 약 5.4g의 산소를 생산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말까지 총 7번에 걸쳐 여러 조건에서 산소를 만들었다.
연구진은 화성의 계절 변화에 맞춰 낮과 밤 시간에 각각 산소 생성 실험을 진행, 매번 목표한대로 시간당 6g 정도의 산소를 안정적으로 생산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구의 보통 나무가 생산하는 산소의 양과 비슷하며, 우주인 한 명이 10분 간 활동하는데 필요한 수준이다.
연구진은 대기 농도가 가장 짙어지고 이산화탄소도 가장 많아지는 화성의 봄철을 겨냥, 산소 생산 용량을 높일 계획이다. 산소를 얼마나 많이 만들 수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다.
다만 기온 변화가 급격한 화성의 새벽이나 황혼 시간에는 아직 산소 생성 실험을 하지 못 했다. 연구진은 실험실 연구를 통해 이같은 조건에서의 산소 생성 작업을 진행, 향후 화성에서 언제든 산소를 만들 수 있는 단계로 나아간다는 목표다.
연구 책임자인 마이클 헥트 MIT 헤이스택관측소 선임연구원은 "우리는 앞으로 대규모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필요한 수많은 정보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 화성 산소 생산 확대...화성 유인 탐사, 로켓 발사 지원
연구진은 MOXIE의 안정성을 확인하는대로 장비 규모를 확대, 산소 생산량을 높일 계획이다.
현재 MOXIE 장비는 퍼서비어런스의 여러 실험 장치 중 하나로 탑재돼야 했기 때문에 크기와 성능에 제약이 있다. 또 다른 실험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전원을 끄고 산소 생성을 중단해야 한다. 이처럼 전원을 수시로 키고 끄면 열 변형이 일어나는 등 장비에 악영향을 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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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XIE의 성능이 검증되면 보다 규모가 큰 전용 장비를 구축해 중단 없이 가동, 산소 생산을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연구진은 내다봤다. 화성 현지의 열악한 상황에서 견딜 수 있다면, 향후 수천 시간 동안 가동할 수 있는 장비 개발도 가능할 것이란 기대다.
제프리 호프만 MI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화성 유인 임무를 수행하려면 지구에서 많은 것들을 가져가야 한다"라며 "산소를 지구에서 가져가지 않고 현지에서 만들 수 있다면 임무를 훨씬 빨리 진척시킬 수 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