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 교수 "불확실성 시대, 기술의 의미 되돌아봐야"

제7회 SW 런앤그로우 포럼, '물리학자가 불확실성과 함께 사는 법' 초청 강연

컴퓨팅입력 :2022/08/30 16:43    수정: 2022/08/30 17:11

“끝없는 기술변화의 시대에서 변화의 주체가 누구인지, 변화와 기술의 의미가 궁극적으로 인간의 행복을 추구하고 있는지 생각해 봐야할 시기다.”

경희대학교 김상욱 물리학과 교수는 30일 열린 제7회 SW 런앤그로우 포럼'(이하 포럼)에서 위와 같이 말하며 급변하는 시대에서 대응하기 위한 방법과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강조했다.

수백 년에 걸쳐 서서히 발전하던 인류 문명은 산업혁명과 과학기술의 발전으로 5년 후도 예측하기 어려운 세상으로 변했다.

경희대학교 김상욱 물리학과 교수

냉전 시기 핵공격에 대비해 지휘체계를 분산시킨 군사네트워크 알파넷(ARPAnet)은 전 세계를 연결하는 인터넷으로 발전했다. 레이더와 통신장비 등에 군수물품에 쓰이던 폴리에틸렌은 인류가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라스틱이다.

김상욱 교수는 “1939년 이전 우주에는 플라스틱이 존재하지 않았기에 이것이 어떻게 쓰일지 예측 못하는 건 당연하다”며 “미래 예측이 어려운 이유는 과학기술이 존재하지 않았던 걸 만들어낼 뿐 아니라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체험하기 전까지 이해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개인적으로 스마트폰이 처음 나왔을 때도 휴대폰에 PC 기능이 추가되는 게 무슨 의미인지 몰랐지만 직접 사용해본 후에야 실시간 소통과 제 2의 뇌의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이해했다”며 “유튜브나 SNS, 메타버스, 인공지능(AI) 등도 처음 등장했을 때 어떤 변화를 줄지 정확히 예측한 사례는 많지 않다”고 말했다.

급변하는 시대에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한 방법으로 그는 변하지 않는 것에 토대를 둘 것을 제안했다. 예측에 과도한 리소스를 사용하기보다 5년이나 10년 후까지도 변하지 않을 것으로 기반을 다져 실제 일어나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차 산업혁명은 열기관, 2차 산업혁명은 전기, 3차 산업혁명이 컴퓨터와 IT, 4차 산업혁명이 클라우드와 AI라면 그 기반에는 항상 수학과 물리가 요구된다는 설명이다.

김상욱 교수는 “앞으로 5차, 6차 7차 산업혁명으로 무엇이 올지 모르지만 그것이 산업혁명이라면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것은 수학과 물리를 기반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제프 베조스 아마존 CEO는 한 인터뷰에서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들은 가장 저렴한 물건을 선호할 것이란 아이디어를 강조했다”고 덧붙였다.

제7회 SW 런앤그로우 포럼

더불어 기술의 발전으로 우리가 지켜야 할 것이 무엇인지, 궁극적으로는 그것이 우리 인간에게 행복을 주는 건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술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는 결국 기술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높아진 효율과 이익을 사람이 어떻게 분배하는지에 달려 있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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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100명이 8시간씩 일하는 공장에 50명을 대체할 수 있는 기계를 들여놓을 때 많은 사람이 50명을 해고할 것을 예측하지만, 100명이 4시간씩 일하는 방법도 있다고 철학자 버트런드 러셀은 이야기한다”며 “결국 우리가 무엇을 추구하고 원하는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그동안 많은 과학기술이 돈과 권력에 끌려다니며 악영향을 발생시킨 것들이 있다”며 “이제는 미래는 사실 던져지고 예측하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만들 수 있는 것이라는 것을 이해하고, 사람들이 원하는 미래가 무엇인지 논의하고 이를 위해 우리가 기술을 통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