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25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회의를 갖고 위원들의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종전보다 0.25%p 인상한 연 2.50%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기준금리는 4번 연속 인상됐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회의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현 경제 상황이 지난 7월 예상했던 국내 물가 및 성장 흐름과 크게 다르지 않은 만큼, 0.25%p 점진적 인상이 적절하다"며 "연말 2.75~3.0% 금리를 예측하는 시장의 기대는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한두 차례 추가 인상이 이어질 것을 시사한 것.
■"물가 5~6%대 상승 압력 지속...금리 인상 기조 유지"
이 총재는 "물가 인상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 확산과 고물가 고착 방지를 위해서 당분간은 지속적인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빅스텝(기준금리 0.50%p 인상)' 가능성에 대해서는 "충격이 오면 원칙적으로 고려할 수 있지만 지금 상황으로는 고려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이 총재는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져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개월 연속 6%대를 기록하고 근원 인플레이션도 4% 내외를 지속하였다"며 "일반인 기대 인플레이션도 4%를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특히 향후 물가와 관련해서 "지난 2개월간 국제유가가 큰 폭 하락한 영향으로 8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7월보다 더 낮아질 가능성이 있지만, 우크라이나 사태 등에 따른 향후 국제 에너지 가격 흐름이 불확실성이 크고 근원 물가 또한 오름세가 지속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5~6%대의 높은 소비자 물가 오름세가 내년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환율 변동성 불확실성 크지만 외환·금융위기 때와는 달라"
이 총재는 또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진 것과 관련해 "환율 움직임에 쏠림 현상이 없는지, 또 우리 경제에 어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최근 거시 안정 점검회의에서 정부가 한 것처럼 한국은행도 그런 부정적인 영향이 없는지를 당연히 모니터링해봐야 할 상황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미국이 금리를 어떻게 올릴 것이며, 중국의 경기 부양 정책 효과가 어느 정도 있을 것인지, 또 유럽이 겨울을 맞아서 에너지 가격에 어떤 변화가 있을지 등의 불확실성들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그러나 "외환보유고가 부족해 마치 1997년이나 2008년 사태가 반복될 가능성이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있는 것 같다"면서도 "1997년이나 2008년과 달리 우리나라가 채무국이 아니고 순채권국이기 때문에 유동성 신용 위험 등이 예전과 같지 않다는 것을 명확히 말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올해 경제성장률 2.6%로 0.1%P 하향...내년은 2.1% 전망"
이 총재는 향후 경기 전망과 관련해서 "국내 경기를 보면 아직까지는 소비 개선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주요국의 성장세 약화 영향으로 수출 증가세가 둔화되는 등 하방 위험이 종전보다 커졌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금년 중 성장률은 2.6%로 종전 전망치 2.7%를 소폭 하회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는 민간소비 회복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이후에 글로벌 경기 둔화 영향으로 수출 둔화 폭이 점차 커질 것으로 전망되는 점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창용 총재는 "내년에는 2.1%로 성장률을 예상하는데, 올해 하반기에는 경제 성장률이 전세계 경제가 위축되면서 2.4 정도로 낮아졌다가, 또 내년 상반기에는 1.7 정도까지도 내려갔다가, 그다음 하반기에는 다시 2.4 정도로 올라와서 내년도 경제 성장률이 평균적으로 2.1%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경제 경기 둔화 우려 커져"
관련기사
- [속보] 한국은행, 기준금리 또 0.25%p 인상2022.08.25
- 한국은행 올해 경제성장률 2.6%·물가 5.2% 전망2022.08.25
- 한국은행 "10월 물가 정점 예상…더 높아지면 빅스텝"2022.08.01
- 비트코인 9만9천 달러 돌파...SEC 위원장 사임 소식에 급등2024.11.22
이 총재는 "세계 경제는 주요 선진국에서 8%에서 10% 수준의 높은 인플레이션이 지속되는 가운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큰 폭의 정책금리 인상이 이어지면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은 투자 감소 등으로 성장률이 두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하였고 유럽 지역은 재화 소비가 부진한 가운데 경제 심리가 크게 악화되었다"며 "경제 조치의 영향 등으로 경기 부진이 이어지는 모습"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