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ST, 뇌 더 잘 모방하는 시냅스 반도체 소자 기술 개발

"활성 전극 이온 산화환원 특성 조절이 시냅스 성능 핵심 변수"

과학입력 :2022/08/24 12:00    수정: 2022/08/24 17:40

뉴로모픽 컴퓨팅에 쓰이는 시냅스 소자의 특성을 대폭 개선하는 기술이 나왔다. 중요도에 따라 연결 강도를 유연하게 조절하는 뇌 시냅스의 특성을 보다 잘 모방할 수 있게 됐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원장 윤석진)은 인공뇌융합연구단 정연주 박사팀이 뉴로모픽 반도체에 주로 쓰이는 멤리스터 소자의 특성을 높이면서 가소성과 정보 보존성의 문제를 해결한 인공 시냅스 반도체 소자를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KIST 연구진 논문 컨셉 이미지

멤리스터(Memristor)는 메모리(Memory)와 레지스터(Resistor)의 합성어다. 소자의 저항값이 일정하지 않고, 양단에 인가되는 전압에 따라 저항값이 변화하며 일정 시간 동안 이를 저장할 수 있다. 이런 특성 때문에 신호가 자주 강하게 전달되면 연결이 강화되며 정보를 저장하는 뇌 동작을 모방할 수 있다.

그러나 저항 변화를 위해 필라멘트를 성장시킴에 따라 전계의 크기가 커지고, 이에 따라 필라멘트가 필요 이상으로 급격하게 성장하는 피드백 현상이 발생한다. 이 때문에 필라멘트 방식에선 아날로그 방식의 점진적 저항 변화를 유지하는 동시에 소자가 유연하게 상태를 바꾸는 가소성을 높이기 어려웠다.

연구진은 기존 뉴로모픽 반도체 소자의 시냅스 가소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활성 전극 이온의 산화환원 특성을 미세 조절했다. 이어 다양한 전이 금속들을 시냅스 소자에 첨가하는 도핑을 실시, 활성 전극 이온의 환원 확률을 조절했다. 그 결과 높은 이온 환원 확률이 고성능 인공 시냅스 소자를 개발을 위한 핵심 변수 중 하나임을 발견했다.

KIST 연구진이 개발한 인공 시냅스 소자 구조(왼쪽), 동작 원리 (가운데) 및 특성(오른쪽) (자료=KIST)

이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이온의 환원 확률이 높은 티타늄 전이 금속을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에 도입했다. 이에 따라 시냅스의 아날로그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저항이 높을 때와 낮을 때의 차이가 약 5배인  생물학적 뇌 시냅스보다 소자의 가소성이 약 50배 향상된 뉴로모픽 반도체를 개발했다.

또 도핑된 티타늄 전이 금속 덕분에 합금 형성 반응이 개선되면서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보다 정보 보존성이 최대 63배 이상 증가했다. 시냅스 장기 강화·장기 약화와 같은 뇌 기능을 더욱 정밀하게 모사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인공 시냅스 소자로 인공신경망 학습패턴을 구현하고, 인공지능 이미지 인식 학습을 시켜본 결과  에러율이 기존 인공 시냅스 소자보다 60% 이상 줄었다. 손글씨 이미지 패턴(MNIST) 인식 정확도 역시 69% 이상 높아졌다.

인공 시냅스 소자를 이용한 시각정보 처리기술 예시. 소자 성능 개선으로 60% 이상 에러율 감소를 확인했다. (자료=KIST)

KIST 정연주 박사는 "본 연구는 기존 시냅스 모방 소자의 가장 큰 기술적 장벽이었던 시냅스 동작 범위와 정보 보존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한 연구"라며 "시냅스의 다양한 연결 강도를 표현하기 위한 소자의 아날로그 동작 영역이 극대화됐기 때문에 뇌 모사 기반 인공지능 컴퓨팅 성능이 한 차원 높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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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후속 연구를 통해 개발된 인공 시냅스 소자를 기반으로 뉴로모픽 반도체 칩을 제작해 고성능 인공지능 시스템을 구현, 시스템·인공지능 반도체 분야 경쟁력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지원을 받아 KIST 주요사업과 한국연구재단 차세대지능형반도체기술개발사업으로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최신호에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