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관련 과목 들어서 점수가 잘 나오면 반도체에 자질이 있는 것입니다." (웃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19일 저녁, 이종호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이 성수동 '핫플'에서 젊은이들과 만났다. 주제는 반도체. 18일부터 나흘 간 서울 성수동 에스팩토리에서 열리고 있는 '2022 대한민국 과학축제'의 '국민과 함께 하는 이종호 장관의 특별강연' 순서였다.
행사장 건물 3층 루프탑 카페에서 열린 이 자리에서 이 장관은 미래 기술의 핵심인 반도체의 기본 사항과 인공지능(AI) 및 뉴로모픽 반도체로 이어지는 발전 방향, 인재 양성 계획을 주제로 강연하고, 청중들과 진솔한 대화를 나눴다. 참석자 중 이공계 학생들은 반도체 전문가이자 과학기술 정책 책임자인 이 장관에게 기술 흐름의 변화와 진로 등에 대해 솔직한 질문을 던졌다.
이 장관은 다른 전공을 하며 반도체 쪽 진로 준비를 고민하는 학생에게 관련 과목 수강과 정부 프로그램 이수 등의 방법을 소개했다. 그는 "공학수학이나 전자회로, 회로소자 등 반도체 기초 소양에 해당하는 과목들을 먼저 들어보라"며 "적성에 맞고 좀 더 깊은 공부를 하고 싶다면 현대물리나 양자물리 같은 물리학 공부도 좋다"고 권했다.
시냅스 소자를 연구하는 학생에게는 "이 분야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뤄지고 있으나 어떤 기술이 표준이 될 지는 모르는 상태"라며 "시장 선점의 기회가 열려 있다"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뇌 시냅스의 기억 저장 능력을 모사하기 위해 D램, S램, 플래시 등 다양한 메모리 반도체를 적용하는 연구 동향을 소개하며 "비휘발성 메모리를 사용해 전력 소모를 줄이는 연구가 진행 중이지만 아직 큰 스케일에서 검증된 소자는 없다"라고 설명했다.
또 메모리 기반 CPU 기술을 통해 전력 소모를 현재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여 지구 지속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이같은 기술들로 어마어마한 전력을 소모하는 인공지능(AI) 관련 서버의 전력 소모를 줄이면 지구 온난화 방지와 탄소 배출 감소로 이어진다"라며 국가적으로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AI 반도체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입지에 대해서도 생각을 밝혔다. 이 장관은 "AI 관련 소프트웨어나 알고리즘은 미국과 중국이 큰 격차로 앞서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다른 나라들이 추격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나라는 세계 4위 수준에 오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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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PU 같은 AI 반도체 하드웨어 분야에서도 구글이나 퀄컴 같은 미국 팹리스들이 강세고, 화웨이 등 중국 기업도 선전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우리나라도 열심히 하고 있으나 아직 세계 수준에 미치지는 못 하는 실정이고, 빨리 따라가야 하는 상황"이라며 "우리는 강점이 있는 메모리를 중심으로 저전력 기술에 주력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또 "이 분야는 뚜렷한 강자가 없기 때문에 기회가 있다"라며 "기업들이 협력해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26회쨰를 맞는 대한민국 과학축제는 그간 600만여명이 방문한 국내 대표 과학문화 행사다. 올해는 '페스티벌 어스(Festival Earth)'를 제로,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다양한 과학기술을 체험하는 강연과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