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300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공동투자 프로그램' 발표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시설 확장 비용 분담..."주당 순이익 등 개선 전망"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2/08/24 07:37    수정: 2022/08/24 08:24

인텔이 23일(미국 현지시간) 외부 자산운용사와 공동으로 반도체 생산시설 투자 비용을 조달하는 '반도체 공동투자 프로그램'(SCIP)을 발표했다.

SCIP는 인텔이 향후 건립할 반도체 생산시설에 드는 조 단위의 막대한 비용 중 일정 비율을 외부 투자자나 자산운용사와 분담해 부담은 줄이면서 현금 흐름과 재무 구조를 건전하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SCIP의 첫 대상지는 인텔 확장 계획에 따라 지난 해 하반기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에 건설 중인 반도체 생산시설 두 곳이다.

인텔은 이날 "캐나다 소재 투자그룹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의 사회기반시설 부문과 올해 2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공동 투자를 위한 본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히고 "이는 신규 제조시설 건립을 위한 새로운 자금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애리조나주에 위치한 인텔 오코틸로 팹. (사진=인텔)

■ 애리조나 주 생산시설 확장에 150억 달러씩 공동 투자

인텔은 지난 해 3월 파운드리 분야 재진출을 선언한 이후 같은 해 9월부터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에 200억 달러(약 36조원)를 투자해 2개 생산시설을 추가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계약에 따라 인텔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은 현재 건설중인 미국 애리조나 주 챈들러 소재 생산시설에 각각 150억 달러씩 총 300억 달러(약 39조원)를 공동 투자한다. 지분률은 인텔 51%, 브룩필드자산운용이 49%다.

인텔이 23일(미국 현지시간) 캐나다 브룩필드자산운용과 체결한 SCIP 개요도. (사진=인텔)

데이빗 진스너 인텔 CFO(최고재무책임자)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에 "지난 해 밝힌 금액인 200억 달러는 초기 예상치였으며 물가 상승으로 비용이 100억 달러(약 13조원)가량 더 늘어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텔은 새로 건설된 두 생산시설의 소유권과 운영권을 가지는 대신 두 생산시설에서 발생한 수익 중 49% 가량을 브룩필드자산운용에 지급한다. 인텔과 브룩필드자산운용의 공동 투자 계약은 올 연말까지 완료될 예정이다.

■ 인텔 "현금 흐름 개선·주당 순이익 개선 전망"

인텔은 "이번 SCIP의 의의는 자본 집약적인 반도체 산업에서 추가 투자를 위한 현금 흐름과 재무 구조를 유지하는 데 있다"고 설명했다.

또 "향후 수 년간 인텔은 총 150억 달러(약 19조원) 가량의 현금을 추가로 확보하게 되며 생산 시설 건설과 양산 과정에서 주당 순이익도 보장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인텔 독일 마그데부르크 반도체 생산 시설 조감도. (사진=인텔)

인텔은 애리조나 주 이외에도 미국 오하이오 주와 독일 마그데부르크, 아일랜드 레이슬립 등 여러 지역에서 반도체 생산시설을 신규 건립하거나 기존 생산 시설 확장에 나서고 있다.

인텔 관계자는 SCIP 프로그램이 이들 지역에도 확대 적용될 지에 대한 지디넷코리아 질의에 "상황에 따라 검토 예정"이라고 답변했다.

■ 비용투자 부담 절반으로...투자자 반발도 줄 듯

인텔은 이번 브룩필드자산운용의 공동투자 계약 체결을 통해 향후 미국과 유럽 등 전세계 반도체 생산 시설 추가 건립에 드는 부담을 덜고 투자자들의 반발도 잠재울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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